자매단체였던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가 해산합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이렇게 팔레스타인과의 교류 활동의 첫 번째 시기를 마무리합니다.
팔레스타인 연대활동은 평화바닥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훗날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할 것을 기약합니다.
[마지막 편지]
존경하는 회원님들께 알립니다.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는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공교롭게도 가자 지구에서 또 한 번 이스라엘이 학살을 저질러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는 이때, 이런 맥 빠진 소식을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저희 집행부도 활동 마무리를 결의하고 적립된 회비 중 4,499,926원(3,700달러+송금수수료 23,000원)을 가자 지구 적신월사(Red Crescent for Gaza Strip)의 ‘MRI 구입 모금 운동’의 성금으로 송금한 5월 31일 저녁, 이 뉴스를 듣고 참담하기만 했습니다. ‘활동의 전환’, ‘발전적 해체’ 등등 마무리 사유로 여러 문구를 준비하였으나, 이스라엘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팔레스타인의 해방은 점점 더 요원해지는 마당에 그 무엇이 말이 되겠습니까. 다만 저희가 무능하고 약한 탓입니다.
그간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를 도와주신 많은 개인과 단체들, 특히 2009년 초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당시 ‘가자 돕기 모금 운동’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한국의 집행부 못잖게 열성적으로 활동해준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의 팔레스타인인 회원들께 엎드려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 집행부는 활동을 중단한다고 슬그머니 끈을 놓지 않고, 앞으로도 각자의 장에서 이 문제를 끝까지 붙들고 씨름하고 머리 박으면서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대표 오수연과 집행부 일동 올립니다.
하나,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홈페이지는 자료가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업데이트는 없을지라도 앞으로 5년 동안 유지됩니다.
둘,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는 가자 지구 적신월사에 보낸 ‘MRI 구입 성금’이외에 한화 364,596원과 미화 3,092달러를 자매단체인 ‘평화바닥'(www.peaceground.org)에 후원하였습니다. 앞으로 평화바닥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셋,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를 비영리법인단체로 등록하기 위해 회원 여러분들께 집 주소 등 개인정보를 알려주십사 부탁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알려주신 분들께 다시금 감사드리며, 저희가 이를 추진하지 못한 데 대해 용서를 빕니다. 회원들께서 알려주신 개인정보는 저희가 절대로 유출하지 않고, 책임지고 폐기하겠습니다.
넷, 지난 7년 동안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가 한 주요 활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2006년: 팔레스타인 현대 산문선 ‘팔레스타인의 눈물’(도서출판 아시아) 기획, 출간.
2007년: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팔레스타인과 한국 문인의 에세이 교환 ‘팔레스타인과의 대화’ 기획 연재(2006.7-2007.5). 이 내용을 증보하여 단행본 ‘팔레스타인과 한국의 대화’(도서출판 열린길, 2009) 출간.
2008년: ‘중동문화마당: 타한눈 플러스’ 개최.
2009년: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시 ‘가자 돕기 모금운동’을 벌여 3차에 걸쳐 43,169,997원을 가자 지구 적신월사로 송금.
2009년: ‘팔레스타인-한국 합동 전시회: 가자61+서울59’ 개최.
2009년: 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한국 영화 상영회’ 개최.
[마지막 공지]
2003년부터 7년 동안 팔레스타인과의 문화 교류를 위해 노력했던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가 내부 사정으로 2010년 6월로 해산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에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는 해산하며 첫 번째 시기를 마무리하지만 함께했던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그리고 자매단체였던 평화바닥에서 팔레스타인과 교류하고 연대하고자 했던 노력들을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언젠가 팔레스타인 문화 교류를 위한 두 번째 활동이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시 한 번 지켜봐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홈페이지(http://www.palbridge.org/)는 업데이트는 없을지라도 자료가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서 5년간 유지할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문화의 작은 자료실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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