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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_대체복무] 정부의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비판적 고찰 (김수정)
* 10월 17일에 있었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사회복무제 도입 정부 발표에 대한 공청회] 자료집에 실린 것입니다.



정부의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비판적 고찰

김수정 변호사 (민변, 연대회의)



1. 들어가며

정부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자들(Conscientious Objecters)에 대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나, ‘양심적’이라는 뜻을 오해하여 군에 입대하는 사람들은 ‘비양심적’이라는 것이냐 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다. 이에 일부에서는 이러한 비판에 수긍하여 ‘자신의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다는 뜻’으로 이들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로 부르기로 하였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여 필자 또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로 서술하기로 한다.
에 대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이번 조치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대체복무제가 도입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하에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한다. 정부가 이번 발표를 하기 까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가혹한 희생은 60여년 가까이 지속되어 왔다. 그들의 희생을 생각하여 볼 때, 정부의 이번 발표를 환영하고, 분석하기에 앞서, 그들이 어떠한 희생을 하여 왔으며, 한국사회에서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되기 까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논의되어온 과정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부안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는데 있어, 정부가 발표한 대체복무제도에 대하여도 반대론자들의 반대가 거세고, 국회 통과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의 도입이 어렵다는 점 등 때문에 책상물림의 엄격한 지적이 오히려 반발을 불러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망설임이 없지 않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발표를 통하여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의 날이 성큼 다가 왔고, 많은 대화와 논쟁을 통하여 보다 나은 제도가 도입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몇 가지 크게 우려되는 부분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다.


2. 대한민국의 병역제도 및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역사

가. 대한민국의 병역 제도

대한민국은 국민개병제에 입각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 근거는 헌법 제39조 제1항의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는 조항과 병역법 제 3조 제 1항의 “대한민국 국민인 모든 남자는 헌법과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병역은 현역, 보충역, 예비역  병역법 제5조 제14조
등으로 구분되는데, 현역은 5주의 기본군사훈련을 포함하여 24~28개월을 복무하며 병역법 제18조 제1항
, 대체복무역인 보충역은 병역법이 정하는 신체 결함자, 학력 미달자, 가사사정상 현역 부적합자로 분류되어 편성되거나, 또는 특수한 기능이나 자격을 가진 자들이 보충역을 지원할 수 있고, 보충역의 복무 기간은 4주의 기본 군사훈련을 포함하여 26 ~34개월 병역법 제30조 제1항
이며, 예비역은 사병의 경우 제대 후 8년간 약 160시간의 군사훈련을 받아야한다 병무청 홈페이지 http://www.mma.go.kr/www_mma3/main_exe_6.html에 수록
.  병역의 면제는 병역법이 정하는 신체 결함, 학력 미달이나 가사 사정에 국한되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면제 조항이나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역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대체역의 성격을 지닌 보충역을 이행하는 경우에도 예외 없이 4주간의 기본군사훈련을 받아야 하므로 병역법 제55조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보충역 판정을 받았거나 보충역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처벌 병역법 제88조는 현역입영을 거부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군형법 제44조는 집총거부자의 경우 항명죄로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을 감수하고 있으며, 또한 예비역의 경우에도  양심상의 이유로 예비군 소집에 불응한 경우, 예비군 소집에 불응 할 때마다 반복 처벌되는 등 가혹한 처벌 예비군 소집에 불응할 경우 병역법 제90조에 의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며 동원훈련에 불응하는 경우 향토예비군설치법 제15조 제4항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을 감수하고 있다.

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의 공론화 과정

사실 대한민국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이처럼 공론화되기에 이른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2001. 2. 초 한 시사주간지의 지면 2001. 2. 16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차마 총을 들수가 없어요’라는 제목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기사를 다루었고, 이는 이후 한국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을  통해, 일제강점기인 1939. 최초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가 존재한 이래 그 이후 60여년간 1만 여명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존재해 왔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지금까지 모두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짧게는 1년 6월 길게는 3년형을 선고받아 감옥에 수감되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고, 이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소수자 인권 문제로 부각되어 사회각계각층의 큰 호응을 얻게 되면서부터 공론화되기 시작하였다.  사회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인 점에 착안 이 문제를 소수 특정 종교의 문제에 대한 특혜의 문제로 인식하거나(도시빈민사회복지선교회 회장이었던 개신교인 김흥훌목사, 불교 승려 효림, 안식교인들이 군대 내에서 비무장 근무를 요구한 경우 등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경우로 몇 건의 사례가 존재하였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병역기피자들과 동일시하기도 하고, 남북분단의 상황 상 인권의 문제로 취급하는 데는 시기상조라는 반대의견이 팽배하기도 하였다. 2004. 5. 21. 서울남부지방법원 이정렬 판사의 병역거부자 3명에 대한 무죄판결서울남부지방법원 2004. 5. 21. 선고 2002고단3949 병역법위반 판결
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공론화 시키는 기폭제가 되었고, 사회적 논의 과정 또한 무조건적인 반대의견이 많았던 과거와는 달리 ‘양심’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대안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며, 2004. 7. 15. 대법원의 병역거부자에 대한 유죄선고대법원 2004. 7. 15. 선고 2004도2965 병역법위반 판결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는 지난 2006년 12월 4일 위 대법원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징역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최명진, 윤여범 씨에 대해 한국 정부에 보상 등 효과적인 구제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 2004. 8. 26. 병역법 제 88조 제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 헌법재판소 2004. 8. 26. 2002헌가1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제1호 위헌제청
가 있었으나, 다수의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이 대체복무제도입을 권고한 이래, 2004. 9. 정기국회에서 사상 최초로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입법안 발의(임종인, 노회찬 의원)가 이루어졌고, 2005. 3. 17.에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위 법안에 대한 공청회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으며, 2005. 12. 26.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는 제26차 전원위원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헌법」 제19조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의 양심의 자유의 보호 범위 내에 있음과 병역의 의무가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국민의 필요적 의무임을 확인하면서 국회의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과 병역의무가 조화롭게 공존하게 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도록 권고하였고, 2006. 4. 5.국방부는 이상돈 중앙대교수를 위원장으로 학계, 법조·언론·종교계, 시민단체, 체육·예술계 등 분야별 전문가와 국방부, 병무청 관계국장 등 17명으로 구성한 민간 중심의 정책공동체로서「대체복무제도 연구위원회」발족하고, 위 위원회는 종교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도입 여부를 비롯한 대체복무제도 전반에 걸친 원칙과 기준을 설정하고 국민여론조사, 파급효과 등을 연구하였고, 2007. 9. 정부는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할 것을 발표하였다.

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역사와 현황 몇 2001년 이후의 변화

(1)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역사와 현황

대한민국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는 일제 식민지 시절이던 1939년 최초의 처벌 기록 일본 내무성 내부문서인 [사상월보](1941년 1월호)와 [특고월보](1939년 6월호)에 따르면 일본 115명, 한국 30명, 타이완 9명의 체포자명단이 게재되어 있고, 조선총독부 고등법원검사국 사상부 비밀문서인 [사상휘보] 속간은 한국에서 총33명을 기소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 보고 된 이래 지금까지 처벌된 숫자가 1만 여명에 달한다. 최근의 추세를 보더라도 2000년 683명, 2001년 804명, 2002년 734명, 2003년 705명, 2004. 771명, 2006. 8. 15. 현재 901명(다만, 1년 6개월 이상의 형기를 고려하면 일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중복 집계되고 있다) 등 매년 약 700여명 이상의 병역거부자들이 총을 드는 대신 감옥을 선택하고 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신념이 유일한 증거일 수밖에 없고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거의 예외 없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으며 2002. 1. 29.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이 병역법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관련 병역법 조항에 대하여 위헌심판제청을 한 이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경우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나, 2004.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관련 병역법 조항에 대한 합헌 판결이후 과거와 같이 대부분 구속되고 있다.
, 재판을 받고 있거나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이들 중 80%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2001년 중반 이전에 군사 재판을 통해 군형법 44조에 근거한 항명죄로 법정 최고형인 3년형을 기계적으로 선고받았고, 아버지나 형이 같은 이유로 투옥되거나, 형제가 동시에 투옥된 경우에도 양형에 있어 거의 참작이 되지 않았다 ‘양심에따른병역거부권실현과대체복부제도개선을위한연대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작성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 공동보고서
.  또한 이들 가운데는 특수 전공자로서 4주의 기본군사훈련만 이수하면 보충역의 한 형태인 전문연구요원 제도나 산업특례요원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기본 군사훈련을 면제받을 수 없어 군형법, 병역법에 의거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한 경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의 박사이자 교수 내정자였던 정성옥은 자신의 전공으로 인하여 보충역인 전문연구요원으로 징집되었지만 4주의 기본군사훈련을 거부하여 2001. 6. 입영거부로 입건되었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으나, 2004.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도 있었다. 2001년 중반 이후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부분이 군 입대 자체를 거부하여 군형법 대신 병역법이 적용되었으며, 이에 따라 이들은 군사법원이 민간법정을 통해 재판을 받아 18~2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투옥되어, 전례 없는 국가주의와 강화된 병역법으로 인해 매우 가혹한 고문,  구타, 가혹한 처벌을 경험하기도 하였는데, 1975년 당시 군사 정권의 대통령 박정희가 입영율 100%를 달성하라는 지시를 내림에 따라 병무청 직원들은 징집영장도 없이 여호와의 증인들의 집회 장소를 에워싸고 있다가 징집 연령에 해당한다고 판단이 되는 젊은이들을 군부대에 강제로 입소시킨 뒤 그곳에서 징집영장을 발부하는 일이 있었고, 이들이 재판을 받기까지 투옥되었던 군 영창에서 대부분의 고문과 가혹 행위가 자행되기도 하였으며 홍영일 위 연구논문 중 부록
, 1976년 강제로 입영된  여호와의 증인 이춘길은 창원 39사단 헌병대 영창에서 구타로 인해 사망하기도 하였으며,  Eileen Cahill, "Conscientious objectors fight war against war," The Korean Herald (January 11, 2002), p9. (official web site, http://www.koreaherald.com/SITE/data/html_dir/2002/01/11/200201110011.asp에 수록)
또한 이 무렵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는 날 교도소 정문에서 병무청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그에게 징집 혹은 예비군 소집 영장을 제시하고 다시 재판과 투옥을 하는 과정을 반복시켜 여러 번 투옥하는 사례도 있었다 대법원  1992.9.14, 92도1534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였던 여호와의 증인 정춘국은 의예과 재학 중이던 1996(당시 21세).년  '병역기피죄'로 1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26세인 1974년, '병역기피죄'로 재차 기소되어 3년형을 받으며,1심에서 3년 구형에 1년 6개월을 언도 받고 항소를 하자 고등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3년을 선고하였고, 만 3년 간의 실형을 살고 대전교도소에서 출소를 하는 날 병무청 직원이 다시 징집 영장을 들고 교도소 입구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1977년이던 당시 29세의 정춘국은 32사단 군부대로 강제로 끌려가면서 병무청 직원들로부터 "병역법상의 전과는 전과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또 징집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당시 병역법에는 '고졸은 만 28세, 대졸은 만 30세가 되는 해 12월 31일까지 징집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의예과 1년 중퇴인 정춘국이 의대4년을 졸업한 것으로 기록하여 징역을 살고 나온 정춘국을 재징집한 것이었다. 그리고 32사단에서는 병역법 전과가 있다고 누범 가산을 하였으며, 징집할 때는 전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징집하더니, 형을 선고할 때는 전과로 인정하였다. 1977년, 그리하여 항명죄로 최고형 2년의 두 배인 4년을 선고했으며, 이 재판을 받기까지 그가 구금되어 있는 군 부대 내에서 무릎을 꿇리고 가슴을 군화발로 걷어차서 뒤통수를 시멘트 바닥에 메치고 주전자로 얼굴에 물을 붓는 가혹 행위가 자행되었으며, 결국 정춘국은  '병역기피죄'로 3년 10개월, 항명죄로 4년 등 도합 7년 10개월의 실형을 가석방 없이 살았다(‘민주사회를위한변론’, 2001. 7/8월, 제 41호, 정춘국 “잊혀질 수 없는 기억에 대한 弔使(조사))
.
또한, 이들은 1991.경까지 가석방 대상 자체에서 제외되었으며, 이후에도 일반 재소자들과 달리 ‘여화와의 증인’인 병역거부자들은 가석방 심사기준에서 특별한 유형으로 분류되어 심사되었고교정국 (Correction Bureau in Ministry of Justice), (official web page,
http://www.moj.go.kr/corrections/english/treat/intro_parole.html에 수록), 양심적 병역거부(사람생각, 2002년 ) 266면
, 이들은 교도소 내에서 대표적인 1급 모범수로 평가받고 있음에도 통상의 경우 50%이상 형기를 복역하면 가석방의 혜택이 주어지는데 반하여, 형기의 75%이상을 복역해야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경축일을 비롯하여 매년 몇 차례씩 정부가 전체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면·복권 대상에도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또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수감자들은 외부로부터 정기적으로 교직자의 방문을 받는 등 종교활동이 허용되고 있었으나, 2003. 중반 이전까지는 여호와의 증인 수감자들은 ‘특수한 종교교리를 이유로 병역의무를 기피하는 등 실정법을 위반하고, 이로 인하여 형 집행중인 상태에 있으므로 이들의 잘못된 신념을 굳건히 할 수 있는 종교 집회 허용은 교정 교화의 목적과 배치된다’ 법무부 차별행위 권고에 대한 회신(교화61490-24)
는 이유로 일체의 종교 활동을 허용 받지 못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2002. 10. 29. 국가인권위원회는 구금시설 안 여호와의 증인 수용자들에게 종교집회를 허가하지 않는 것은 평등권 및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결정하고, 여호와의 증인 수용자들의 교도소 안 종교집회 개최를 허용할 것을 법무부에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2002. 10. 29. 결정, 2001진차2 양심적 병역거부 수용자에 대한 차별행위 개선
했으며, 법무부는 2003. 중반에 이르러서야 국가인원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수감 중인 여호와의 증인 병역거부자들을 비롯해 소수 종교 신봉 수용자들의 종교집회를 허용함으로써 현재 이러한 차별은 시정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 2003. 7. 18. 보도자료, “법무부, 구금시설 내 소수종교 집회허용”
.  또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석방된 후에도 전과로 인해 공무원 임용자격이 없으며, 민간 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신원 조회에서 탈락하는 등의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며, 병역법 제76조에 따라 관청허가업종 등에 종사하는 데 있어서도 제한을 받고 있다. 2004. 10경 여호와증인 신자인 김모씨는  병역을 거부하다가 캐나다에서 종교 난민으로 인정받기도 하였고 국민일보, 2004. 11. 13.문화면
, 2004. 2.. 경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인한 수감자들이 521명으로 세계 최다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세계일보, 2004. 4. 21. 국제면


한편,  2001년 말경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오태양(불교신자)이 병역거부를 한 이후 현재까지 총 약 20여명이 반전평화의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여 처벌받거나 재판 중에 있는데, 이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비단 특정종교의 교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평화에 대한 신념과 사상, 양심에 대한 문제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3. 정부의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비판적 고찰
  
가. 먼저 앞서 밝혔지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이번 정부의 발표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대체복무제와 관련하여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라는 현실 여건을 고려하여 불가피하게 이러한 조치를 선택한 것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인권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되기를 희망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정부가 도입하려는 대체복무제도의 한계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나. 첫째로, 정부는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사회복무제도 내 하나의 복무분야’로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도를 인정한다고 하였다. 즉 정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도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천부적인 인간의 권리로 인정하지 않는 한계를 보였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란 법률에 의해서 창설되는, 국가에 의해서 부여되는 시혜적인 권리가 아니라, 천부적 인권이자, 대한민국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 제20조 종교의 자유,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의 규정에 의하여 보장되는 헌법적 차원 기본권이며, 시민적· 정치적권리에 관한 국제규약(B규약) 18조에 의하여 대한민국에서 주장 적용할 수 있는 국제인권법적 차원의 권리이다.

그런데, 정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천부적 권리임을 인정하지 않는 관점을 견지하는 한계로 인하여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인권 보호 보다는 현역병들과의 형평성, 병역기피자의 악용가능성 등 역기능을 방지하는데 중심을 두게 되었다. 물론, 정부가 발표한 대체복무제의 도입만으로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이 획기적으로 보호될 것임은 분명하나, 대체복무제의 도입만으로 이들의 권리가 완전히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즉,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천부적 권리로 인정하는 전제하에 이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현역병들과의 형평성, 병역기피자의 악용가능성, 사회적 합의 또한 무시해도 좋다는 것이 아니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권리 보호라는 관점에서 현역병들과의 형평성, 병역기피자의 악용가능성, 사회적 합의 등의 문제가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담아 유엔인권이사회는 1998. 4. 22. 결의 제77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의 마그나카르타(권리장전)이라 불린다
에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나라에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종교적, 도덕적, 윤리적, 인도주의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발생하는 심오한 신념 또는 양심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이미 군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있다.
②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보장하는 제도가 없는 국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신념을 차별하지 않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특정한 사안에서 타당한지를 결정할 임무를 맡을 독립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기관을 마련하여야 한다.
③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위하여 양심적 거부의 이유에 부합하는 다양한 형태의 대체복무를 도입하되, 그 대체복무는 형벌적 성격이 아닌 비전투적 또는 민간 성격이어야 한다.
④ 국가는 양심적 거부자를 구금하거나 반복적으로 형벌을 받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⑤ 국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경제·사회·문화·시민 또는 정치적 권리 등의 측면에서 차별해서는 안 된다.
⑥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인하여 박해를 피해 자국을 떠난 사람들을 난민으로 보호하여야 한다.
⑦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과 양심적 거부자의 지위신청에 대한 정보가 병역에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쉽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조국,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 병역기피의 빌미인가 양심의 자유의 구성요소인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사람사랑, 2002), 제60쪽.


다. 둘째, 정부는 적용대상자로 ‘종교적 사유 등에 의한 입대 전 병역거부자’를 명시하여, 마치 종교적 사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만을 적용대상으로서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구체적인 법안이 아니어서 오해를 사는 부분일 수도 있겠으나, ‘종교적 사유 등’이라고만 명시한 것은 이러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의 오해는 기우이길 바라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천부의 인권이고,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위 B규약 제77조 제1항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종교적, 도덕적, 윤리적, 인도주의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발생하는 심오한 신념 또는 양심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라. 셋째, 또한 정부는 적용대상자로서 ‘입대 전 병역거부자 및 보충역 복무 전 집총 훈련거부자’만을 인정하고, ‘현역, 예비군 복무 중 병역거부자’에 대하여는 그 적용을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정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서 군복무 경험자의 진정성을 신뢰하기 곤란하고, 대체복무 허용국 35개국 중 독일, 스위스,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오스트리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만이 이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종교적, 도덕적, 윤리적, 인도주의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발생하는 심오한 신념 또는 양심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이미 군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권리이다. 군복무 경험자의 진정성을 신뢰하기 곤란하다는 우려는 제도의 보완을 통해 악용사례를 최대한 방지하고 막으면 될 일이지, 군복무 중인 병역거부자의 기본적인 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함으로써 예방할 문제가 아니다. 오랜 갈등 속에 입대하였으나, 실제 총을 들고 군사훈련을 하면서 뒤늦게 자신은 도저히 총을 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사례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필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실제 그런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확신하지 못하고, 감옥에 가는 것이 두려워 입대하여 군사훈련을 받았으나,  총을 드는 고통보다, 감옥에 가는 고통을 택하는 것이 자신의 양심임을 깨닫고 집총을 거부하였던 것이다.
또한 명확하지는 않으나, 정부 안은 예비역의 집총훈련 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표현이 명확하지 않아 오해일 수도 있겠으나, 정부는 현역대상자와 보충역 대상자만 인정하고, 현역 및 예비군 복무 중 병역거부자는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정부안의 예비군 복무 중 병역거부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인데, 모든 현역병은 제대와 동시에 예비역에 편입되므로 제대와 동시에 예비역 복무를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결국 정부안은 모든 예비역의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부안은 역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천부적 권리로서 인정하지 않는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며, 나아가 어떤 면에서는 현역병 입영거부자에 대한 처벌보다,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 대한 처벌이 훨씬 가혹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을 무시한 처사라 할 수 있다. 예비군 훈련거부자들은, 현역병 또는 보충역의 병역의 의무를 모두 이행한 후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는 것인데, 이들은 예비군 소집 훈련시마다 이를 거부하여 매번 처벌을 받게 된다. 수차례의 벌금형이 누적되면  최초 몇 십 만원에서 시작된 벌금형이 몇 백 만원에 이르다가, 결국 상습범으로 취급되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집행유예 중 다시 소집 훈련을 거부하여 결국 실형을 선고받는데, 이때에는 유예된 형에 대하여 까지 복역하게 된다.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한 경우에도, 1년 6월의 징역을 선고받아 병역의무가 면제되지 않는 한, 복역 후에도 다시 예비군 훈련에 소집되고, 이를 거부하면 또 처벌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예비군 훈련 거부자의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지 아니한 향토예비군설치법에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것은 이미 법원에서도 확인바 있다.  2007. 5. 1.  울산지방법원의 송승용 판사는 향토예비군설치법 제15조 제8항에 대하여 ‘ 병역을 마친 이들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것은 현역 입역대상자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것에 비해 국가안보라는 공익의 달성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가볍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일률적으로 입영을 강제하거나, 병역을 마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예비군 훈련을 받도록 강제하고 불응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한 조항은 위헌’이라는 취지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여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계류중이다. 예비군 훈련 거부자에 대하여도 반드시 대체복무제도가 허용되어야 하며, 이는 정부가 ‘전과자를 양산하는 현제도를 개선하고’,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신성한 병역의무이행 풍토를 조성’하기 위하여 도입하는 대체복무제도의 취지에도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노회찬 의원의 병역법 개정안에서는 현역병, 보충역 복무 중인자의 병역거부권 및 예비역의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여 병역 대신  대체복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 넷째, 정부는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기간을 ‘현역병의 2배 수준’으로 하는 것으로 하였다. 이에 대한 근거로 최장기 대체복무(공중보건의 등) 기간이 36개월인 점, 본인이 선택한 대체복무라는 점, 국민정서, 현역의 사기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정부안대로라면, 현재 대체복무제가 시행되는 경우 복무기간은 현역병의 2배인 48개월, 군복무기간이 18개월로 단축되는 경우 36개월이 대체복무기간이다. 실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경우는 정부의 이러한 조치만으로도 크게 감격하고 있지만, 법률가인 필자의 입장에서는 국제인권법이나, 다른 나라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치게 긴 기간으로 징벌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위 B규약 제77호는 , 대체복무는 형벌적 성격이 아니어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안을 살펴보면, 징역을 대신하는 형벌로서 대체복무제를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곳곳에서 가지게 된다. 정부는 는 병역거부자들이 ‘출· 퇴근 없는 해당 복무시설에서 합숙근무를 하며, 24시간 근접보호가 필요한 치매노인이나 중증장애인 수발과 같이 사회복무자 배치 분야 중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분야’에서 복무하도록 하였다. 가장 난이도가 높은 분야에서 현역병의 2배인  36개월에서 48개월의 근무는 가혹하다. 독일의 경우와 같이 현역병과 대체복부자의 복무기간을 동일하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적어도 많은 나라에서 현역병의 1. 5배의 기간을 대체복무기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참고 되었으면 한다. 현재 국회계류 중인, 임종인 의원과 노회찬의원의 병역법 개정안 역시 복무기간을 현역병의 1. 5. 배로 하고 있다. 덧붙여, 대체복무자의 복무역과 관련하여서도, 대체복무자들의 특기가 어느 정도 반영되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대체복무자가 의사이거나, 카이스트, 또는 이렇게 취급될 수 있는 기술, 지식을 가진 경우에는 그들의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길임은 물론, 공익에도 부합하는 방안이 아니겠는가.

바. 다섯째, 정부가 발표한 안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인하여 현재 수감 중이거나, 재판에 계류 중인 자, 현재 입영 대기 중인 자에 대한 경과조치가 없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법적 안정성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입법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마련하기를 어렵다’고 밝혔으나, 입법이 이루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조치는 가능하다 본다. 입법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날만을 기다리며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침해상황을 수수방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형 집행정지, 가석방, 사면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며, 이미 형을 선고받고 형을 마친 이들에 대하여는 사면· 복권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사. 무엇보다도, 시급한 입법이 필요하다. 정부는 관계 법령 정비를 2008. 말까지 완료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2007. 정기국회에 제출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며, 2009. 이 되어서야 입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60여년을 기다려온 병역거부자들에게 2년 정도는 짧은 기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양심을 감옥에 가두는 극단적인 인권침해가 이루어지는 한, 그 기간이 단 하루라 할지라도 그것을 짧다 할 수 없다. 2009. 도입은 너무 늦다. 현재 국회에도 2개의 병역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지 않은가. 현실적 여건상 빠른 입법과 시행이 어렵다면, 일단 현재 병역거부로 인하여 감옥에 가 있거나, 감옥에 갈 우려가 있는 거부자들에 대하여라도 입법 전까지 그들을 보호할 조치가 필요하다.  


4.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몇 가지 우려에 대하여

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우려는 현역 군인과의 형평성, 국가안보의 위기, 병역기피자의 악용가능성 등이다. 물론 이러한 우려는 충분히 이해되는 것으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는데 있어 신중히 고려되어야 한다. 다만,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이런 우려와 달리 제도가 운용될 수 있음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나. 국방의 의무의 이행방법의 다양화
  
헌법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정한다. 이 때 국방의 의무는 병역제공의무에 국한되지 않고 향토예비군설치법, 민방위기본법 등에 의하여 후방지원을 할 의무 등을 포함한 광의의 의무로 해석된다. 김철수, 헌법학개론[제8전정판](박영사, 1996), 제691쪽.
헌법재판소는 1995. 12. 28. 91헌마80 전투경찰대설치법등에대한헌법소원 사건에서 “헌법상 국방의 의무라 함은 직접적인 병력형성의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고, 국방부도 국방의 의무란 총력전 체제로 이루어지는 현대전에서는 직접적인 병력형성 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병력형성의무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포괄적으로 보고 있어, 국방의 의무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징집대상자 중 20% 가량이 보충역으로 분류되어 공익근무요원·전문연구요원·공익법무관·공중보건의 등으로 4주 가량 단기간의 군사훈련을 받은 후 직접적 병력형성이 아닌 사회 각 분야에서 필요한 공익복무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로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게도 직접적인 병력형성과 집총훈련이행의무로서가 아니라 다른 유형의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는 방법으로도 국방이익을 도모할 수 있고, 이렇듯 보충역의 공익적 업무 수행이 일반인들에게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 상태이므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의 인정에 관한 사회적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공공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 역시 충분히 국방의 의무 이행 방법으로 포괄될 수 있다. 결국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시인하고 이들에게 대체복무를 부과하는 것은, 단기간의 집총훈련만 강제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어서, 현재 국가가 마련하고 있는 병역제도의 틀 안에서 수용될 수 있는 것으로, 현행 병역제도의 유지 존립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감옥에 보내는 대신 공공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여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게 함으로서 병역제도 유지 존립을 다양한 방법으로 견고히 하는 것이고, 나아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감옥에 가거나 타 국가에 종교적 탄압을 이유로 망명을 하는 등의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개선하여 민주국가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이다.

  다. 남북대치상황에 대한 고려

대한민국은 북한과 군사적 대결상태에 있어 일정 수준의 병력확보와 유지가 매우 중요한 특수한 상황에 있으므로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으며, 위 대법원 판결도 ‘특히 남북이 분단되어 여전히 서로 군사적으로 대치되어 있어 불안정성과 불가예측성이 상존하는 우리 나라의 특수한 현실적 안보상황을 고려하면 국방의 의무는 보다 강조되어도 지나치다 할 수없을 것이다’라고 판시하여, 남북분단상황을 국방의 의무가 양심 실현의 자유보다 우월적 가치라고 판단하는데 중요한 근거로 삼았다..

먼저, 양심의 자유, 양심실현의 자유란 때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여호와의 증인들은 일제 시대에도 종교적 신념에 따라 징집 거부를 하여 처벌되었고, 해방이후에도 계속하여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여 처벌되고 있다. 양심 실현의 자유란  이런 것이다. 판례의 입장이라면, 일제 치하에서의 여호와의 증인의 징집거부는 헌법적 권리로 인정되어야 하고, 남북대치상황에서는 헌법적 권리가 아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인바, 이는 상황논리로서 헌법이 인정한 천부적 기본권을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또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대부분 평화 시가 아니라 실제 살상이 행하여지고 인간의 평화적 생존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는 전쟁 시기에 주로 문제되었고, 많은 나라들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주로 전쟁이 실제 발발하여 병역동원이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 시기에 인정되고 그 인정범위가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외국의 사례가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평화 시가 아니라 전쟁의 시기에(프랑스의 알제리 전쟁, 미국의 남북전쟁, 베트남 전쟁, 제1, 2차 세계대전 등)에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어 인정되고 그 인정범위가 확대된 역사와 우리와 같이 분단국가였던 독일, 현재도 중국과 대치 중인 대만의 사례에서 국가 안보가 위태로워 질것이라는 우려가 기우일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독일(통일 전 서독)은 2차 대전 이후 전쟁의 광기에 휩쓸린 나치제국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하여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수단으로서 국민 각자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독일의 헌법인 기본권에 명시하였으나, 오히려 우월적 지위에서 동독과의 통일을 주도하였으며, 병역의무의 대체로 출발한 시민 봉사제도는 독일이 사회복지국가로서 자리 잡는데 중요한 요소로 기능하였다. 대만의 경우는 중국과 대치중이지만 군 정예화, 소수화, 강력화를 특징으로 한 현대화 부대를 구축하기로 하고 국가안전과 병역 공평성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였고, 2000년 7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를 시행하였다. 시행결과, 병역회피를 목적으로 병역거부를 주장하는 사례가 드러나지 않아 2002년 3월경 현역병보다 1.5배 길었던 기존의 복무기간을 더 감축하였다.

라. 병역기피자 증가에 대한 우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힘든 현역복무를 기피하고 여호와의 증인 등 특정 종교를 신봉하고 종교적 신념과 양심을 이유로 대체복무만을 하려고 할 것이어서, 병역기피풍조확산을 막기 위하여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일단 정부안처럼, 가혹한 근무조건과 장기간의 복무기간을 감안한다면, 과연 그렇게 우려할 만큼 많은 입영대상자들이 병역을 기피하고 대체복무만을 하려고 한 것인지 의문이다.  또한 실제 다른 나라의 예를 살펴보더라도,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된 예는 발견되지 않는다.

2000년 통계에 의하면 대체복무제도의 허용 여부와 관계없이 주요 국가의 인구당 여호와의 증인 신도 수는 수 백 명당 1명 꼴로 우리 나라와 비슷하고, 1997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그리이스에서도, 여호와의 증인 증가율은 1999년에 0.1%, 2000년에 1.0%에 지나지 않았다. 홍영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여호와의 증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사람사랑, 2002), 제239쪽.
대만에서는 병역기피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고 대체복무자를 늘기기 위하여 오히려 복무기간을 단축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외국의 경험에 비추면,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대체복무를 위하여 특정 종교를 신봉하는 현상은 크게 우려할 것이 아니다. 실제 위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2001.부터 현재까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는 평균 700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인정되면 이것이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는 견해는, 우리 군대의 실상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현재까지도 우리 군대에는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인 문화가 뿌리깊이 남아있으며, 구타와 학대가 아직도 근절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현역병의 경우 극도로 낮은 급여와 기타 충분하지 못한 처우를 받고, 특히 청년 시절 자기 발전과 성취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다른 사유 없이 학력과 신체 조건만으로 보충역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현역병과 비슷한 기간 동안 입영하지 않고 공공업무에 종사하는 것에 비하면,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현역병 입영은 상당한 희생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병역기피의 문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인정여부와 무관한 문제로 오히려 군대의 질적 개선과 근본적인 관련이 있는 문제이며,  또한 병역기피 문제가 발행할 것을 우려하면서 이에 대한 방지책을 세우기보다 헌법이 인정한 기본권을 즉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자의 양심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위헌적인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군대 자체의 질적 개선을 통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병역기피풍조의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할 것이다.    


5. 결론

한국은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국가안보를 최우선시하는 정책을 펴왔고, 남북분단 상황은 병역의 의무를 신성시하는 관행을 존속시켜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의 질적개선이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등을 논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으나, 반면 극소수 특권층은 그들의 지위를 이용하여 자식들의 병역을 면제받는 등 이로 인하여 군대는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만 가는 곳으로 인식되는 등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 가중하는 곳이 되기도 하였다.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은 병역제도의 개선보다는 병역의무의 형평성에 기한 병역기피의 방지에 있었다. 이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나, 사병들의 인권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2001.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한 일간지에 소개된 것을 계기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문제뿐만 아니라, 군대내의 사병들의 인권문제,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 문제 등 군의 개혁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2005. 9. 13. 2000년까지 군 병역을 18만 1천여명 감축해 50만명 수준으로 유지하것 등을 뼈대로 하는 ‘국방개혁 2020’과 ‘군구조 개혁안’을 발표했다.  한겨레, 2005. 9. 13.
또한 다양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와 사병과 제대군인들의 권리는 전혀 배치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서로가 격려하며 달려가는 쌍두마차와도 같은 모습이라 생각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은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임은 물론 사병들의 인권과 처우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은 하루가 시급하다. 2009년은 너무 늦다. 올해 안에 제도가 도입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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