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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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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제안] 9월 27일 세미나
이번 주 수요일에 와우에서 집담회가 있어요. 거기서 사용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발제문이에요. 세미나에서 함께 이야기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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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연대 WAW 발제문


병역법 개정안에 대한 논쟁,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WAW 상임활동가
보라(purpleavenue@daum.net)


1. 지금까지 논의의 지형들

  군 구조개혁을 위한 여성들의 국방․안보참여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송영선의원은 이번 정기국회 기간에 획기적인 여군 인력 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병역법중개정법률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성들이 지원에 의해 현역, 보충역, 예비역의 국방의 의무를 가능케 한 것을 골자로 한 이번 「병역법중개정법률안」으로, 현재까지 여성들의 경우 지원에 한해 현역 간부로만 국방의 의무를 할 수 있었던 기존의 병역법(병역법 제3조 1항)을 개정하여 지원에 한해 현역병은 물론 공익근무요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과 같은 대체복무, 그리고 전역 후 예비역으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송의원 측에서 제시한 법 개정 이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 국민의 안보의식 확대에 긍정적 효과기대할 수 있고,
둘째 병무비리․인사비리 등 군내비리의 억제효과가 있으며,
셋째 여성들의 사회진출 확대 효과로 진정한 의미의 남녀평등이 이루어져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됨은 물론,
넷째 우리군의 구조 개혁을 촉진시켜 첨단군, 과학군, 미래 선진군으로의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개정안을 촉발시킨 논의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지만, 여성들의 입대 문제는 여성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여성이 군대에 가야한다’는 논의를 최근들어 최근 제기한  이김정희는 『IF』2003년 봄호에서 ‘군대가 없어져야 한다는 논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 그러한 전제 하에서 여성도 군에 가야 군대문화도 변할 수 있고 양성평등을 달성할 수 있다’는 논의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에 대해서 다른 한편에서는 평화·군축의 가치를 간과했고, 군사주의의 폐해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였다.
  또한 여성 군 입대에 찬성하는 논리는 여성이 당하는 이중․삼중의 차별을 건너뛰고, 형식적인 남녀평등을 내세웠다는 비판도 따랐다. “안티징병제가 훨씬 더 현실적인 양성평등의 대안이다”(권혁범), “군대라는 상태가 남성화된 권력의 형태로 유지돼왔는데 여자가 30% 이상 들어간다고 과연 바뀔까”(권김현영), “성별의 차이를 없애기 위해 여자도 군에 가야 된다는 논리는 자칫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문제 등) 나머지 사회적 관계를 가릴 우려가 있다”(윤정은)는 것이 대표적인 비판 의견이었다.


2. 논점에 대한 정리

  찬반 각기 나름의 근거를 보면 설득력을 갖춘 의견들도 많은데, 이렇듯 단순히 찬반으로 가를 수 없는 이 논의들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입장을 가져야 할까. 찬성 논의도 초창기의 주장과는 달리, 여성들이 자원입대하는 모병제의 형식을 도입하자는 주장으로 모아지는 것으로 보아, 군 입대에 대해 여성들의 선택권 확대의 입장 (그것이 여군 병력을 ‘활용’하려고 하는 논의이든, 평등권의 맥락에서 제기된 논의이든 간에)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입장 정리가 더욱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자주 이야기되는 논점들에 한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1) 여성은 군의 정화장치?

  여군 입대를 주장하는 이들의 가장 핵심적인 주장은 ‘여성들이 군에 들어가면 군대의 폭력적인 문화가 바뀔 것’이라는 논의들이 대다수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위계질서와 지배․복종 체계가 통용되는 조직문화를 잘 접하지 못했던 많은 여성들이 군에 유입되게 되면 분명 군의 문화는 이전의 것과는 다른 양상을 띄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여성의 성역할을 고정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건 이 시점에서 이러한 논의가 제기되는 배경과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군대 조직의 상명하달 복종 체제와 폭력적인 문화가 재생산되는 군대 시스템에 대해 문제제기하거나 자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기 보다는, 여성들이 군에 와서 일종의 정화장치의 기능을 수행하기를 바라는 기대심리에 근거한 것이라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군 조직이 스스로 문제점에 대한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군인 인력을 여성에게 확대한다는 것은 안그래도 한국 사회의 팽배해 있는 군사주의적 문화를 더욱 더 확대시키는 것과 다름없는 논리일 뿐이다.

2) 평등권의 논리: 군대와 시민권

  여군 입대에 대한 쟁점 중에서 여성주의자들이 가장 논박하기 쉽지 않은 논의가 바로 군대를 통해 평등권을 획득하게 될 수 있을 거라는 주장이다. 역사적으로도 군복무의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부여받는 시민권을 획득하게 되는, 일종의 교환체계로서 성립하였다. 예컨대, 다민족으로 이뤄진 외국의 경우 소수민족이 징병에 기꺼이 응한 것은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것보다 높은 수준의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서였다. 국방의 의무를 다한 순간, 사회적 약자들은 그 사회에 보다 빠르게 융화될 수 있었고, 국가는 이들에게 과거보다 높은 지위를 주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전쟁-국가-시민권의 관계가 공고히 유지되어 왔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우먼타임즈> 긴급 좌담회에서 오창익이 지적하듯,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의무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국방의무 뿐 아니라 생태의무, 환경의무 등이 그것이다. 시대변화와 함께 의무의 형태 역시 다변화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여전히 국방의 의무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사회구성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곧 시민의 의무로 인정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며, 또한 어떠한 의무도 절대 억압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국민이 하나의 절대반지처럼 국방의 의무만을 이행해야 시민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 그 자체를 문제 삼아야 하며, 더불어 그렇다면 사회적 의무를 어떻게 다양화할 것인가, 의무 이행 여부에 따른 차별과 억압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의 논의를 구체적으로 해 나가야 할 것이다.


3. 지금, 여기에서 대안을 모색하기


1) 평화 군축, 대체복무제 도입의 현실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9월 13일에 확정된 국방부 국방개혁안에 따르면 2020년까지 현재 68만명의 병력을 50만명으로 감축키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출산율 저하로 인한 자연감소율일 뿐이라는 지적은 국방부의 군 경량화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한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과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병역을 약 30만 정도로 축소하고, 또한 현존하고 있는 예비군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지원자에 한해 상설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군축을 ‘무엇을 위해 하는가’이다. 국방부나 송의원의 입장은 군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첨단화․신속화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나름의 방책일 뿐이다. 이는 더욱 더 강력하고 세밀한 무기로 적을 정확하게 공격하기 위한 군축은 전쟁을 수행하는 주체인 군인을 첨단 무기로 대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방부나 국방위원회의 논의 과정을 보면, 대체로 현재의 군대 시스템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문제들을 여성이 군대를 들어감으로 인해 축소되길 기다리는 것 보다 그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얼마 전에 있었던 6자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관련 당사국들이 한반도에서의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회의 개최’를 합의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이 조항을 각국의 정상들이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는 앞으로 좀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이러한 평화적 분위기 속에서, 병력 축소뿐만 아니라 군비까지 축소하는 평화 군축과 함께 국방의 의무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2) 군대 문제를 시민들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군대는 이 사회와 같이 있으면서도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다. 그 안의 구성원을 부르는  호칭 역시 민간인과 군인으로서 다른 이름을 가지며, 각기 다른 법체계와 사회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조직의 논리는 군인들의 인권을 더욱 더 사각지대로 몰아넣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군내의 수많은 폭력들과 의문의 죽음들, 그리고 사병들의 터무니없는 월급부터 시작해서 질 나쁜 생필품들은 하나같이 군대는 ‘사회’랑은 다른, 원래부터 그러했고 그럴 수밖에 없는 곳임을 각인시키는 장이기도 하다.
  또한 군대에 관한 많은 정보들은 군사기밀이라 해서 전혀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된다. 그러한 군사기밀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받는 수많은 정책들을 알게 모르게 세금의 형태로 지원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지금 한창 진행되고 있는 군 개혁에 대한 논의를 보면 그 주체는 소위 군사전문가라 불리는, 전현직 군인 출신 관리들, 아니면 군사학을 전공한 관련 학자들이 대다수인 실정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군과 사회의 분리 시스템은 군 정책에 대해서 시민들이 제대로 알고 이에 대해 비판하고 견제할 수 있는 여지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문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군대 문제에 대해서 군과 민이 함께 논의하고 협상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해야 한다. 군사 전문가들이 모여 국가 방어와 무기 증강만을 논의하면서, 한편으로는 시민들에게 중요한 정보들을 군사기밀로서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들을 군인이 아닌 이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같이 만들어나가는 것을 정책화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실질적으로 ‘안보’를 다시 쓰고 그것에 따른 역할을 재분배하는 일에 여성들과 평화활동가들의 목소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3) ‘안보’에 대한 민주적 구성이 필요하다.

  인간안보라는 단어는 더 일찍부터 사용됐다고 하나, 그 개념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94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발전보고서’를 통해서이다. 이 보고서가 정의하고 있는 인간안보의 개념은 앞에서 말한 ‘넓은’ 정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소위 ‘공포로부터의 자유’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 둘 다를 포괄하는 것이고 둘 간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인간안보의 본질로서 ‘보편성, 상호의존성, 사후개입이 아닌 사전 예방, 인민 중심’을 들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인간안보란 아이가 죽지 않는 것, 질병이 퍼지지 않는 것, 일자리가 삭감되지 않는 것, 인종(민족) 긴장이 폭력적으로 격발되지 않는 것, 반대자가 침묵당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안보는 무기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존엄성에 대한 관심이다.
  이러한 안보개념이 안보의 주체를 국민 국가 단위에서 개인의 영역으로 구성되어야 함을 주장하면서 안보가 무엇인가에 관한 발상의 전환을 가져다주었지만, 한편으로 이는 안전한 상황을 ‘공포와 결핍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한정함으로써 소극적 정의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인간’을 상정함에 있어 서구적/남성적 중심성은 여성들의 비안전(insecurity) 상황을 다시 한번 축소/은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여성안보는 기존의 남성 중심의 군사주의와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자유롭게 하는 것을 기초로 하여 군사적인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경제적인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성적인 폭력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요한 항목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렇게 안보의 개념은 그것의 주체를 누구로 상정하는가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변화되고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각자의 입장과 처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안전한 상황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사회적 상상력이다. 이번 허리케인으로 인한 뉴올리언스 주에 닥친 혼란한 상황으로부터 보았을 때,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을 명확하게 다시 보여주고 있다. 무엇을 폭력으로 볼 것인가, 그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적 조건과 그것에 따른 의무는 어떻게 분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열린 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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