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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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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화 농성일지] 12월 26일
농성 사십 일 일째 <조용한(?) 농성장>


어제인가 버스를 타고 잠깐 다른 곳에 가던 도중에 라디오에서 나오는 뉴스에 귀가 쫑긋했다. 󰡐영등포 구청에서 현재 여의도 앞 농성장이 불법 가건물이기에 25일까지 자진 철거를 권고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강제 철거를 하겠다.󰡑 는 소식이었다. 저번 11월 2일에 영등포 구청 직원은 경찰들과 함께 강제 철거를 한 적이 있다. 현재 국회 앞 농성장은 총 14개가 국민은행 쪽에 있고 건너편에는 5개의 농성장이 있다. 또한 여의도 광장에는 국가보안법 폐지 끝장 단식자들을 위한 대형 천막들이 꽤나 많다. 거의 해수욕장 텐트촌을 방불케 한다. 그 소식을 듣고 시큰둥했다. 󰡐설마 강제 철거를 할까? 현재의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려면 철거하는 입장에서도 상당히 큰 부담을 가질 것이고 저번 11월 2일의 경우와는 다르게 이 곳 농성장에 기거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은데, 설마 칠까?󰡑하지만 내심으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어떻게 하나? 진짜 강제로 쳐들어오면? 젠장 모르겠다. 잘 되겠지. 어차피 물러설 곳도 더 이상 없으니󰡑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은 편해졌다.

엊그제가 크리스마스였다. 건너편 국가보안법 폐지 절대 반대 농성장에서 하루 종일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왔다. 농성장에 나와 있으니깐 tv뉴스나 라디오를 들을 리가 없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는데 덕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라고 해봐야 지금은 연인들끼리 데이트하거나 어린아이들 선물 주는 날로써 느껴진다. 어릴 때 근처 성당이나 교회에 가서 무슨 날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 곳에 가면 맛있는 것도 주고 공연도 보여주고 그래서 좋았는데 차츰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크리스마스에 솔로로 보내면 왠지 불쌍해 보이고, 연인이 없는 사람들끼리라도 뭉쳐서 술이나 한잔 걸치고 한바탕 푸닥거리를 해야지 위안이 되는 날로 지금은 내 스스로에게 여겨지는 것 같다.  올해는 그냥 무덤덤히 보내려고 했지만 여전히 나를 발목 잡는 예전의 관성때문인지 다른 날보다 한층 더 사람들이 그립고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다. 중간 중간 찾아온 사람들에게 대범한척, 시큰둥한 척 그랬지만 내 스스로는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니형이 왔다. 술이나 한잔하면서 어리광을 피우려는 나에게 따끔한 소리를 해 주어서 정신이 바짝 들었다. 적당히 타협하고 대강 보내려는 심보에 회초리를 준 이야기들이었다.   이곳에 나와 있는 이유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내 스스로에게 이해되고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함이 더 크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형이 한 말 중에 󰡒순간순간 깨어있는 사람.......진정을 가지고 행동에 임하는 사람........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그 대목이 특히나 내 맘을 쳤다. 나는 과연 그러한가?

주중 토요일, 일요일 여의도는 한가하다. 아니 을씨년스럽기까지 한다. 특히나 이번 주는 크리스마스가 끼어서 그런지 몰라도 길가에 거의 사람들이 드물다. 농성장 안의 사람들도 눈에 띠지 않는다. 오직 전경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경들과는 국민은행 화장실을 같이 쓰고 있기에 화장실 갈 때 마다 본다. 화장실에서 보는 전경들은 시위 때 길가를 막고 방패를 휘두르는 무서운 전경들이 아닌 듯 하다. 나이로 치면 한참 동생뻘로 보이는 전경들도 많다. 근데 왜 저들이 시위를 할 때면 그렇게 무서운 존재가 되는지! 한편으로는 착잡한 심정이고 때로는 불쌍해 보인다.
이제 2004년도 한주 남았다. 이 한주가 지나고 나면 현재 국회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 뿐만 아니라 더불어 많은 민중들이 희비가 엇갈릴 것 같다. 현재 국회쪽 분위기로는 많은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고 특히나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가지고 여야간 입장이 다르고 내부적으로 현재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 분위기도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어떻게 결판이 나든 이번 주 내로 결과는 나올 것이다.

「파병연장 동의안」

누구하나 이 동의안이 통과되는 데에 이견을 달지 않는다. 나도 솔직히 그렇다. 하지만 운동이라는 것이 항상 결과만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 또한 중요하고 소중하다. 비록 모든 사람들이 추가파병 연장 동의안에 결과를 예측하고 운동으로 나서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것은 그들의 판단과 행동일 뿐 이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는 듯 하다. 뚜벅뚜벅. 누군가가 말한 소걸음, 한걸음, 여유, 관조, 지속, 재미........ 나는 이런 말들에 더 정이 간다. 결사, 끝장, 사수, 왠지 이런 말들은 무섭기도 하고 너무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가슴 한곳에서 존재하고 있는 피로함을 조금씩 느낀다. 역시 혼자 하는 것은 재미없다. 담에는 혼자하지 말고 사람들하고 같이 해야지..    
이라크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죽어가고 있는 고귀한 영혼들을 위한 기도를 가슴에 품고
살람 알라이꿈, 알라이꿈 살람(평화가 그대에게, 그대에게 평화가)



사진 1) 살람의 막내아들 알리, 내 안경이 너무 신기 했나 계속 내 안경을 빼앗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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