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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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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기사 - <이라크에서 온 편지>를 읽고



    
        




               
                
                
                

                        



                
                
                
                
» 배삼현/경기 평택시 평택동 291-9 희망약국



        





나는 이렇게 읽었다/이라크에서 온 편지



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즐겨한다. 세 종족이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잘 이용하여 상대방과 벌이는 이 게임은 전략을 세우고 상대의(게임자) 특성을 역이용하는 등 그 재미가 대단하다. 그 중 저그와 테란 종족은 죽으면서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잠시 화면에 붉은 빛이 번졌다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무한 맵에서 대량의 물량전을 하다보면 순간 섬뜩해지기도 한다. 2003년3월20일 …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다 … 이 보도를 보면서 나는 스타를 보듯 후세인이 어떻게 대응할까? 이라크가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진짜 미국에게 베트남과 같은 전쟁이 될까? … 등등의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그 시간 씨엔엔에선 마치 전쟁쇼를 보도하듯이 바그다드의 하늘을, 텅 빈 도심을, 터져 나오는 굉음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그 화면 너머 바그다드의 하늘을, 함께 걸었던 그 거리들을, 아직도 손에 온기가 가시지 않은 친구들이 잠들어있을 집들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2년여의 시간을 지나 내게 편지를 보내왔고 나는 한동안 흐르는 눈물에 그 편지를 읽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공습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이라크를 떠나는 이도 있었고 계속 남는 이도 있었다. 떠나가는 이는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혹여 다시 볼 수 없지 않나 하는 두려움이 남는 이는 다가올 공습의 공포로 전쟁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이들의 편지에서 나를 아프게 한 것은 그곳의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어디서나 한결같다. 내 앞에서 재롱을 부리며 까부는 내 딸아이나 호텔 앞에서 구두를 닦으며 아메리카와 싸우겠다는 핫산이나, 날 때부터 팔다리가 없는 이제 겨우 다섯 살 된 노라나 우리의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사랑스런 아이들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이 단지 멀리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애써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고 그들에게 총을 쏘고 포탄을 퍼붓는 게 아닌가.


이 편지에는 전쟁으로 인한 어린아이의 고통보다 전쟁이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도 모르면서 시장에서 유치원에서 병원에서 그들과 함께 뛰노는 그들의 평화로운 일상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과연 우리는 그것을 막을 수 없는 것일까? 지금 지구상에는 이라크와 같은 큰 전쟁은 아니더라도 수많은 국지전들이 일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많은 아이들이 고아가 되며 불구가 되어가고 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전쟁이 주는 참상을 알았으면 한다.


그것은 게임이 아니다. 그것은 곧 나의 일인 것이다. 화면에서 잠깐 붉은색 반점으로 사라지는 마린이 바로 나인 것이고 나의 사랑하는 딸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편지라고 하는 것이 너무 잘 어울린다. 가까운 친구가 내게 보내준 전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라는 편지인 것이다. 전쟁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수 없는 야만적 살인 행위다. 그것도 무차별적인.


현대의 전쟁은 점점 게임화되고 있는 듯하다. 티브이나 신문 보도도 거의 전쟁의 전략적인 면이나 무기의 현대화 또는 그 전쟁이 가져다줄 국가적 이익이나 소요되는 전비 등 게임 진행에 필요한 것들이 관심의 주종이다. 때문에 전쟁을 명령하는 지도부들에게 전쟁의 인간적인 면은 실종돼 버렸다. 그리고 그들을 선택하는 우리도 그렇게 되어가는 것이다.  




 ::: 한겨레신문의 섹션 중 '책과 지성' 섹션은 꼼꼼히 읽는데, 요즘 여러 일들로 못보고 모아두었다가 최근 집에 다녀오면서 6월 둘째주 것을 읽었어요. 거기에 나오더라구요. 꼭 좋다기보다는 아직 우리가 만든 편지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며 옮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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