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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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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창근] 대립을 부르는 핵무기 - 핵무기에 대해 이해하기


대립을 부르는 핵무기
- 핵무기에 대해 이해하기


염창근



0. 들어가며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이 한반도와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습니다. 관련한 이야기는 하루도 빠짐없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추가 개발 계획, 미국과 동맹국들의 MD 체제 가동, 파키스탄의 핵무기 불안 문제, 미-인도 핵협정, 프랑스의 핵 세일즈, 강대국들의 핵무기 첨단화 개선, 개발도상국들의 핵개발 시도, 중동 산유국 국가들의 핵개발 계획, 이스라엘의 핵 관련 행태 등등. 세계는 마치 핵무기를 향한 욕망을 둘러싸고 온갖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상황은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이 핵이기 때문입니다. 무기 중의 무기라고 하는 핵무기는 국가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소유대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핵 발전을 통한 에너지 생산력 확보, 핵기술 보유국이라는 국제적 지위 격상, 핵무기 개발능력이라는 대내외 군사력 재고, 힘의 우위 외교 가능 등등. 핵이 주는 이점은 오늘날 국제정치 현실에서는 매우 큼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결과를 얻는다고 해서 핵무기를 포함한 핵개발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인가요? 그것이 그렇게 국가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최악의 대량살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핵은 인간을 위해서나 자연을 위해서는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것인데, 핵을 향한 욕망은 계속 커져가고 그에 따라 핵은 점점 확산되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폭력적 대립에는 무기가 자리해 있습니다. 폭력의 수단인 것으로만 여겨지는 무기야말로 폭력의 근원 중 하나입니다. 바로 무기 중의 무기인 핵무기라면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러나 평화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무기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낮습니다. 무기 철폐를 위해서는 반대를 반복하는 주장만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이해로 비판의 설득을 넓혀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핵무기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핵물리학, 핵프로그램 등)이 전혀 없고 또 틀린 내용도 있을 수 있겠지만, 상식 수준에서라도 핵무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핵무기 개발과 사용의 기본 역사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미국의 핵무기 계획과 개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8년에 독일의 히틀러는 보다 확실하게 대량살상(!)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을 계획했습니다. 1938년 독일 물리학자 오토 한과 프리츠 슈트라스만이 중성자를 이용해 U235(우라늄235)를 연쇄적으로 핵(원자핵)분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독일에서는 거대한 핵에너지 개발 이론(핵물리학)과 기술 제공이 시작됩니다. 1939년에 원자를 때리니 중성자 2~3개 나오고, 그게 다시 때리고, 이 과정이 70단계를 거치는 연쇄반응 실험이 이루어졌으며 여기서 엄청난 폭발력이 있음을 확인하고 맙니다.
그러나 천연우라늄 속에는 U235가 극소량만 들어있어 이를 뽑아 농축하는 과정(원심분리기)에 천문학적 돈과 시설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독일 히틀러는 긴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폐기합니다만,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유대인 과학자들에 의해 미국에서는 본격 시작됩니다. 이들 과학자들(이탈리아 과학자 엔리코 페르미, 유대인 아인슈타인, 로버트 오펜하이머 등)은 독일이 먼저 핵개발(원자폭탄)을 하기 전에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편지까지 보내며 핵무기 개발을 주장했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후임인 트루먼 대통령은 매혹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13만 명의 과학자와 20억달러 예산을 투여한 ‘맨하탄 프로젝트(핵무기 개발계획)’를 추진합니다. 그리고 1945년에 결실을 맺었는데 우라늄 핵폭탄 2개와 플로토늄 핵폭탄 1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7월 16일 로스앨러모스 인근 사막에서 우라늄 핵폭탄 1개로 최초의 핵실험을 했습니다.

최초의 핵무기 사용 : 미국이 유일
그러나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전에 독일(히틀러)이 망합니다(5월 3일). 히틀러가 핵무기를 개발하다가 너무 긴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포기했었는데 만일 그가 핵무기를 만들었다면 정말 큰 일이었을 것입니다. 이제 문제는 미국이 돼버렸습니다. 미국은 이 핵무기를 어찌할까 고민했고 핵무기를 개발한 과학자들은 반대운동을 했습니다. 독일이 망했기 때문에 핵무기는 더 이상 필요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맥아더조차 핵무기를 보고 ‘죄를 지었다’고 말할 정도였으나(나중 한국전쟁 당시에는 한반도에 핵무기 사용을 적극 주장했습니다) 유명한 군사주의자인 마셜은 ‘100만 명 사망보다 빠른 종식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남아있던 2발의 핵무기를 아직 전쟁 중인 일본에 사용하기로 결정합니다.
우라늄(U235)폭탄 1발은 8월 6일 히로시마에 사용됩니다. ‘리틀보이’라는 별명을 지닌 폭탄이었습니다. 상공 580미터에서 폭발한 이 핵폭탄은 티엔티 15KT급(1만 5천톤급)이었습니다. 30만℃ 14조cal 에너지가 방출했고 18시간 히로시마는 불바다가 되었습니다. 누구도 정확한 통계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14만 5천명 사망했고 10만명 추가 사망해 총 24만명이 죽은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3미터 짜리 작은 폭탄 하나가 이런 결과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일본이 항복하지 않자 미국은 남아있던 플루토늄(Pu239) 폭탄 1발마저 8월 9일에 사용합니다. ‘팻맨’이라는 별명을 지닌 폭탄이었습니다. 이 핵폭탄은 20KT급으로 코쿠라시를 노렸으나 나카사키에 떨어졌습니다. 폭탄은 8만 명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이 2발의 핵폭탄 사용은 26만 명의 피폭자에게 직접적인 후유증을 안겨주었습니다.

  [핵폭탄이 떨어진 나카사키의 전과 후]
‘리틀보이(Little Boy)’와 ‘팻맨(Fat Man)’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핵폭탄은 희화화된 ‘남성’ 하나가 가한 폭력의 위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겨우 ‘남성’ 하나의 힘이 여성화된 상대국을 폭살시킨다는 의미를 부여하려 했겠지요.
미국은 이후 핵무기 개발을 계속해 46년~58년까지 무려 20여차례나 비키니섬에서 핵무기 실험을 했습니다. 이 폭탄이 사용된 비키니섬은 이후 유명한 수영복 기업에 의해 ‘비키니’ 수영복의 ‘이름’이 됩니다. 이 기업 회장은 핵폭발하고 있는 비키니섬이 너무 충격적일 정도로 환상적이고 아름다워서, 비키니 수영복도 이런 충격을 줄 정도로 매혹적임을 연결시키려 했답니다.


2. 핵무기 사용의 결과

당시 미국의 전략폭격기인 B-29(핵폭탄을 떨어뜨린 전폭기이기도 함)의 재래폭탄 최대적재량은 5톤이었는데, ‘리틀보이’와 ‘팻맨’ 1발의 위력(티엔티 1만 5천 ~ 2만톤)은 B-29 폭격기 3~4000대가 한꺼번에 융단폭격하는 위력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1945년 3월 10일 10만 명이 숨진 도쿄 대공습 때 동원된 B-29는 모두 344대였고, 총 2천톤의 재래폭탄이 사용된 것과 비교해보면 단 한 발의 핵폭탄의 살상력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리틀보이]
‘리틀보이’는 이것의 8배에 해당합니다. 우라늄235 핵폭탄인 ‘리틀보이’는 길이 3m, 지름 71cm, 무게 4t이었습니다. 히로시마 580m 상공에서 폭발했는데도 폭심지로부터 1.2km 범위에서는 50%가 하루만에 사망했고, 1945년 12월 말까지 시민 14만여 명이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히로시마 당시 총인구는 34만 명이었습니다. 플루토늄239 핵폭탄인 ‘팻맨’은 길이 3.2m, 지름 1.5m, 무게 4.5t짜리였습니다. 좀 뚱뚱한 모양이었기에 팻 맨이라고 붙인 모양입니다.
  [팻맨]
핵폭탄이 사용되어 폭발하면 엄청난 열과 함께 방사능이 분출됩니다. 핵폭발의 위력이라 일컬어지는 것은 바로 열, 방사능, 폭풍이라는 3대 에너지의 총합을 말합니다. 핵폭발하면 최초 100만분의 1초 안에 태양 표면온도의 1만 배인 섭씨 6천만도의 고열과 막대한 에너지가 분출됩니다. 거대한 불덩어리는 주변 공기를 급속히 팽창시켜  순간시속 1천km에 이르는 핵폭풍을 발생시킵니다. 폭발은 또한 엄청난 양의 산소를 태우고 대류를 상승(기류상승)시키기 때문에 폭심지는 일시적 진공상태에 빠집니다. 곧이어 주변의 공기가 엄청난 속도와 압력으로 진공상태의 빈자리로 빨려들면서 시속 400km 안팎의 폭풍이 다시 모든 것을 쓸어버립니다. 열복사에 이은 후폭풍입니다. 철근, 시멘트 파편, 유리 및 금속 등 온갖 물질이 불붙은 총알처럼 휘저으면서 날아다니게 됩니다. 핵폭발이 뿜어내는 엄청난 양의 방사능(방사선)은 인간의 세포 하나하나를 파괴하고 해체시켜버리고 세포 활동을 정지시킵니다.  
1메가톤(TNT 1백만톤 폭발력)급의 핵폭탄이 터지면, 폭 400m 깊이 43m 구덩이가 생기고, 폭발지점에 발생하는 열은 1백만도씨에 달하고 적어도 수km밖까지 최소 800도씨 열 폭풍을 일으킵니다. 폭풍의 속도는 평균시속 250km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핵대국들의 보유한 전략핵무기들은 킬로톤이 아니라 바로 이런 메가톤(MT)급 핵폭탄들입니다. 1메가톤은 1천킬로톤, 티엔티 100만톤 폭발력을 의미합니다. 소련이 한때 50MT 수소폭탄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그 위력은 ‘리틀보이’는 3300배. 단 1발로 웬만한 나라는 초토화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핵폭탄이 현재 미국과 러시아에 산적해 있습니다. 현재 미국 전략핵탄두는 5968발(전술핵까지 하면 1만발 이상), 러시아는 5518발. 전인류를 수백번 절멸 가능한 양입니다.
그동안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 교섭에서 전략핵탄두를 최대 2000~2500발까지 줄이는 방안이 논의된 적이 있지만, 제대로된 이행은 없었습니다. 미국은 오히려 포괄핵실험 금지조약(CTBT) 비준을 거부하고 핵실험을 계속하면서 벙커버스터 따위 신형 핵무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부시 대통령은 비핵국가들에게 핵 선제공격까지 공언하고 나설 정도입니다(소위 2002년에 발표된 ‘부시 독트린’)


3. 핵무기 원리

핵무기 개발기술에는 3가지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핵물질을 획득하는 기술, 기폭장치와 투발수단을 개발하는 기술, 핵실험 기술을 말합니다. 이 세 가지가 다 개발하고 성공할 때 핵무기가 개발된 것으로 취급됩니다.

핵물질(핵연료) 획득 : 우라늄과 플루토늄
자연상태에서 채광하는 천연우라늄은 우라늄235(0.7%)와 우라늄238(99.3%)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우라늄235만 핵분열하기 때문에(우라늄238은 분열하지 않음) 천연우라늄에서 우라늄235을 분리해 따로 농축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처음 천연우라늄에서 정제(엘로케이크)하고 농축과정(우라늄235와 우라늄238의 분리-농축)을 거치면 우라늄235의 비중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원심분리기가 필요합니다. 우라늄235 비중을 2~5%정도까지 높이게 되면 핵연료가 되고(핵연료 다발) 에너지 생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원자로(핵연료를 사용하는 곳)에서 핵분열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핵발전소의 원료원으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분리-농축 과정은 어렵고 긴 시간이 필요해 방대한 시설과 엄청난 전력이 있어야 합니다. 만일 우라늄235의 비중을 95% 이상으로 높이게 되면 히로시마에 사용된 ‘리틀보이’ 폭탄같은 우라늄 폭탄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우라늄 농축기술과 공장이 관심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북한과 이란은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전력난 해결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며 명분을 주장하지만 논란이 이는 것은 이런 기술적 맥락과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우라늄을 조금 농축하면 발전용 연료가 되지만 더 농축하면 폭탄이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난 핵연료’에서는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기도 합니다.

  [핵발전과 핵무기의 생산 경로]
우라늄 핵연료 사용을 마치면, 연료의 3~4%만 소비되고 나머지는 다시 연료상태가 됩니다. 이것은 1%의 플루토늄과 95~96%의 우라늄으로 다시 변신된 것입니다. 이것이 ‘사용후 핵연료’입니다. 바로 이것, 원자로 속에서 분열반응을 끝낸 ‘폐기물’에서 플루토늄239이 정제-추출됩니다. 플루토늄은 우라늄235의 핵분열로 발생하는 중성자가 우라늄238과 작용해 생겨납니다.
즉, 핵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남은 연료인 ‘사용후 핵연료’는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플루토늄과 우라늄으로 분리될 수 있고 이 플루토늄은 따로 핵폭탄(플루토늄 핵폭탄)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후 핵연료’는 방사선 준위가 높고 뜨거운 열을 계속 분출하기 때문에 대기 중에 노출되어서는 안됩니다. 저장고의 냉각수에 담겨져 보관되어야 하고 반드시 밀봉된 상태로 운반되어야 합니다. 이 ‘사용후 핵연료’가 한국에는 4군데 핵발전소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미 포화상태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핵물질이라고 부릅니다. 핵분열하는 물질이기 때문이지요. 핵분열하면 원소의 원자핵이 중성자 2-3개를 방출하고 이가 다시 충돌해 분열 연쇄반응을 일으켜 등비급수적으로 확대되어 원자에너지(원자력)을 방출합니다. 그런데 천연우라늄에서 핵분열성의 우라늄235는 겨우 0.7%만이 함유되어 있고 나머지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라늄238은 고속의 중성자가 아니면 분열하지 않고 중성자를 흡수하기 쉬우므로, 이것을 피하지 않으면 연쇄반응을 지속시킬 수가 없습니다. 즉 분열과정의 연쇄반응을 위해서는 생산된 중성자가 우라늄238에 의한 흡수과정을 피해야 하는데, 중성자의 속도를 적당한 물질(감소재)를 사용해 줄여야 합니다. 어떤 속도 이하로 중성자 속도를 줄여주면 우라늄 분열이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양이 지나치게 작으면 발생한 중성자가 도망가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핵분열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느 한계 이상의 양을 모을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이 양을 임계량이라고 한다.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일정량(임계량)의 핵분열물질(5~20kg)이 필요하므로, 예전에는 폭발력을 크게 하거나 작게 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근래에는 폭발효율을 낮춤으로써 소형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고, 초임계량을 사용해서 효율을 높임으로써 대형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같은 대소형의 원자폭탄의 출현으로 온갖 무기체계에 원자폭탄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우라늄은 핵폭탄의 원료이기 때문에 부스러기조차 관리하고 보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경수로용 핵연료를 생산해도 같은 농축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농축실험 자체가 늘 문제의 핵심이 되곤 합니다. 그러므로 원심분리기, 폐연료봉, 폐연료봉 재처리, 원자로(흑연감속로, 흑연감속재) 등은 물론 제어봉, 출력폭주, 부수로, 압력관, 용액주입기, 임계사고 등도 문제삼아 집니다. 이라크는 전쟁의 빌미로 알루미늄 튜브관 수입이 문제가 되었고 감속재로 쓰이는 흑연 때문에 연필 수입이 금지된 것을 생각해보면 핵무기야말로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것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플루토늄239를 효율적 생산하려면 흑연감속로와 거기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시설이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시설이 주요 타켓이 됩니다.
1kg의 보통 우라늄의 발열효과는 250만kg의 석탄과 같으며 연료의 가격은 약 400 : 1로 우라늄이 훨씬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기에 핵에너지는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로 각광받기도 했습니다.

기폭장치
핵무기의 물질(핵물질)인 우라늄(U235)을 재처리되면 플루토늄(Pu239)을 만들 수 있고 또 이것을 다시 재처리하면 Pu240로 변합니다. 더 단단한 핵물질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재처리를 위해서는 원자로가 필요하고 플루토늄(Pu)을 폭발하려면 최첨단 기폭장치가 필요합니다. 우라늄(U235) 폭탄은 충격만으로도 잘 터지지만, 플루토늄(Pu239) 폭탄은 단단해서 그냥은 안 터지고 기폭장치로 폭발시켜야만 핵폭발합니다. 따라서 고성능 폭탄으로 순식간에 임계질량에 도달토록 도와줘야지 중성자들이 도망가기 못하고 연쇄분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폭발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보통 1백만분의 1초 안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이는 대단히 어려운 기술이어서 기폭장치 기술 보유가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100만분의 1초 단위로 컨트롤할 수 있는 기술, 고속촬영 기술, 폭속 측정 기술 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 전자장비는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투발체
보통 미사일을 말하는데, 통상 2000km 이상 250~500kg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이면 핵억제력을 갖추었다고 인정받습니다. 즉 멀리까지 핵무기 미사일을 쏘아올릴 수 있어 상대방의 핵무기 공격을 억제시킨다는 의미입니다. 투발체(미사일) 개발 능력은 웬만한 나라들은 쉽게 보유하고 있는 기술입니다. 한국은 한미 미사일 협정에서 거리 300km 탄두 500kg 제한을 받지만, 1~2000km 중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능력은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핵실험
위의 것들을 종합한 핵실험에 성공하는 기술입니다. 물론 투발체에 실어 발사하는 것은 요즘에는 포함하지 않지만, 투발체에 실어 발사하는 것까지 가능하다면 무시무시한 핵무기 보유국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핵무기 개발 기술은 더 이상 하이테크 기술이 아닙니다. 한국도 약 3개월이면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재 약 30여개국이 핵무기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핵물질이라 불리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확보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우라늄 농축기술, 플루토늄 추출기술은 60년이 넘은 기술이기 때문에 더 이상 얼마나 걸리느냐 문제보다 의지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우라늄 농축기술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화학적으로 플루토늄을 분리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최근에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가 추세이고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는 너무 쉽게 핵물질을 획득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실제 한국에서도 82년 연구용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6g 추출, 2000년 레이저 분리장치로 0.2g 우리늄 분리해 문제된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의 핵발전소(원자력발전소)와 저장소에는 현재 7960톤의 ‘사용후 핵연료’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핵무기 개발 기술 수준을 거론한다는 자체가 비핵화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4. 핵무기를 둘러싼 오늘날의 상황

각국의 핵개발 및 실험
미국 다음으로 소련이 1949년 개발 및 실험에 성공하고, 영국은 52년에, 프랑스는 60년에, 중국은 64년에, 인도는 77년에, 파키스탄은 88년에, 북한은 06년 핵실험에 성공했습니다. 미국은 1954년 수소폭탄 5MT(500만T)를 개발했고 비키니섬에서 핵실험을 자행했고 이후 끊임없이 갖가지 핵무기를 개발해 왔습니다. 이스라엘, 남아공, 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핵개발을 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80년대에 핵무기 6기를 보유한 바 있지만 90년대 폐기했고, 이스라엘을 제외하고 모두 제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소련 시절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벨로루시가 핵무기를 가진 적이 있지만, 소련 해체 이후 모두 반납했다고 합니다.
공식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러시아/프랑스/중국/영국 5개국은 핵무기 보유라는 기득권으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지정받았습니다. 이들은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통해 각국의 핵보유를 막고 있으나 다른 나라들은 비공식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은 가장 앞장서서 핵개발 원조를 하고 있는 이율배반적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그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NPT에도 미가입 상태입니다.

핵 보유 현황
이 세계에 핵무기 보유량은 2만 7천여기의 핵탄두로, 90% 이상이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나라들이 수십~수백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대 한 때 6만기를 넘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핵무기는 보통 전략핵무기와 전술핵무기로 핵전력을 분류하고 ‘핵우산’이라는 전력도 있습니다. 전략핵무기는 적 거점을 목표로 한 대형 핵무기를 말하는데 보통 스텔스 폭격기, 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이용합니다. 전술핵무기는 일반 전투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화된 소형 무기를 말하는데 단거리 미사일, 폭격기, 155mm 포탄 등을 이용합니다. 요즘 미국 등 강대국은 핵배낭 따위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습니다. 핵우산은 비핵국가에게 핵보유국이 자신의 핵전력으로 외부 핵공격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비핵국가들에게 핵무기 보유를 막는 한편, 핵공격 방어에 원조하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은 전략 5968기, 전술 1000여기, 비축핵무기 3000여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러시아는 전략 5518기, 전술 3500여기, 비축핵무기 1만 1천기로 총 1만5~6천개 핵무기가 있다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4만개를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구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핵탄두 100기 이상,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약 200~350기, 인도는 약 100기, 파키스탄은 약 80~90기, 이스라엘은 약 400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은 재처리 플루토늄 43.1톤(세계4위)을 가지고 있고 ‘사용후 핵연료’ 110톤과 매년 로카쇼무라에서 4~8톤 추가 생산 가능하다고 합니다. 북한은 플루토늄 20~30kg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며, 한국은 원전 19기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 (2020년 추정) 1만 8천톤에서 100톤의 플루토늄 추출 가능하다고 합니다. 대만은 원전 6기가 있습니다.
전 세계 40여 국가의 민간 핵시설에는 고농축 우라늄이 열악한 보안시설 속에 보관되어 있고 현재 30개국에서 438기의 원전이 가동 중입니다.

핵무기 관련 오늘날의 상황
미국은 최근 ‘신뢰할만한 대체 핵탄두(RRW)’ 개발 계획으로 2004년부터 새 핵탄두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이 그 이유라고 하는데 미래 안보환경, 신형핵탄두 개발, 핵확산을 막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잠시 중단했던 지하핵실험을 재개했고, 구형 핵탄두를 소형의 안전한 핵탄두로 대체하고자 합니다. 전략핵무기 6천기를 1700~2200기로 감축하는 대신 구형 W88 탄두의 폐품을 재활용한 로렌스 리버모어연구소 W89탄두를 초기모델로 삼아 새 무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총비용 1천억달러 중 8900만달러 내년 예산에  요청했습니다. 예산이 조금 줄어들었지만, RRW 계획은 실행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미국의 MD체제와 대치 문제로 MD를 뚫는 새 무기 개발과 탄도미사일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핵무기 및 탑재 능력 향상 문제로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는데, 사정거리 8000km 핵마시일 탑재 가능한 핵잠수함을 개발 중입니다. 핵무기 선제사용 금지 원칙을 표방하며 억지력 차원이라 주장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무기 개발은 미국과 대립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인도는 최근 미국과의 핵협정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2006년 3월 미국과 협정에서 22기 원자로 가운데 군수용 8기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고 나머지 민수용만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 아래 두고,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기술, 장비, 연료 등을 미국으로부터 제공받기로 한 것입니다. 미국의 중국 견제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2007년 12월 27일에는 미-인도 핵협정 타결되면서 미국은 스스로 비확산정책 뒤집었습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가입도 인도는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입국에 버금가는 특별예외국으로 대접받고 있어 비확산체제 근본틀을 깨고 말았습니다. 인도는 핵무기 제조용 우라늄 비축량 부족했는데 미국이 기술과 연료를 제공하기로 해 핵무기 제조의 길을 열어준 셈이 된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함께 미국의 이중장대의 표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파키스탄과 이스라엘과 유사한 거래도 공식 인정받게 되면 핵확산위협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특히 북한과 이란에도 빌미를 제공해 핵 금지라는 원칙은 최소한의 명분도 사라지는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동안 핵확산금지조약을 지켜온 비핵국들의 배신감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난리를 칠 게 뻔합니다.
파키스탄은 과거 인도와의 분쟁에서 인도에 맞서기 위해 구비했지만, 현재 미국으로부터 중동 및 대테러 전쟁에 동참 대가로 묵인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국 불안정과 핵무기 관리 문제가 제기되면서 불안요소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란과 북한 등에 핵기술 유출 혐의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보유 핵무기는 운송과 조립이 편리한 형태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사태가 예상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일본은 최초의, 유일의 피폭국으로 핵무기 개발에 대한 열망이 높습니다만, 평화헌법 충돌하는 문제로 큰 사회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의 핵기술은 매우 수준이 높아 금방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으며 로캬쇼무라 공장에서는 매년 플루토늄이 나올 예정입니다. 게다가 일본은 플루토늄 대국(43.1톤, 세계4위)이며 로카쇼무라 공장의 추출량은 매년 1천기(1기에 보통 8kg 기준으로 했을 때)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양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미 개발 준비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실험과 핵불능화 및 핵신고 문제로 평화 문제에 결정적 어려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02년 10월 북핵위기 사찰단 추방, 2003년 NPT탈퇴, 2005년 2월 핵보유 선언, 2006년 10월 9일 핵실험 실시(통보한 폭발력은 4킬로톤, 추산 폭발력은 0.2~0.8킬로톤)로 심각한 위기 상황까지 갔으나 최근 협상으로 07년 7월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 이후 외교적 문제로 해결되어가는 상황입니다. 현재 핵불능화와 핵프로그램(우라늄농축프로그램) 신고 문제, 5곳의 핵시설(영변 5MW 원자로,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 가공공장(핵연료봉 제조공장) 등 3곳과 영변 50MW원자로, 태천 200MW원자로)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이곳이 봉쇄되면 무기급 플로토늄을 만들 수 없는데 북한은 현재 봉쇄했다고 하고 미국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30~61.5kg 획득(무기급 플로토늄과 고농축우라늄)했다고 미국 등은 추정하는데 고농축우라늄에 대해서는 아직 불분명한 것이 많습니다. 최소 3~6기의 핵무기화 한 것으로 짐작은 하지만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핵연료봉에 있는 핵물질로 50~100만KT급 수십기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은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1970년대 핵개발을 시도했고 2000년 저농축(10%) 우라늄 0.2g 추출이 뒤늦게 밝혀져 IAEA의 사찰을 2004년부터 받고 있습니다. 2007년 8월 10일에는 천연우라늄 1.9kg의 추출과정에서 나온 부스러기 0.8kg을 분실하면서 우려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양이나 질에서 핵폭탄 전용 가능성 희박(핵탄두를 만들자면 농축도 90%의 우라늄 8~10kg 필요)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분명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게 할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이시우 씨가 밝힌대로 한국에 열화우라늄탄이 276만발(일본의 8배)이나 저장되어 있으며 관리부실로 분실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 외 브라질, 독일, 네덜란드, 일본이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고 일본, 캐나다, 브라질, 대만, 한국 정도는 금방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핵무기는 자꾸 만들면 골치만 아파질 뿐입니다. 강대국들은 핵항모, 핵잠수함 개발하고 소형 핵무기들을 개선시키고 있는데 이를 온갖 크고 작은 전쟁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앞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96년에 국제사법재판소가 “핵무기 사용은 원칙적으로 국제법 위반”이라고 천명했어도 완전 무시입니다. AMB 조약 등 안정과 억제를 위해 맺은 많은 조약들이 있으나 부시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조약을 파기(2001년)할 뿐만 아니라, 우주에서 요격 및 MD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형편입니다. 또한 원전, 핵발전소, 핵연료 가공공장 및 핵무기 저장소에서 계속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핵무기 보관 문제로 인한 사고도 너무 많고, 심지어 최근 폭로된 사실처럼 핵무기를 싣고 있는지도 모른 채 오늘도 미국 비행기들은 날아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서로 확실히 파괴되는 핵무기를 모두 폐기하는 것만이 핵으로 인한 대립을 없애는 길입니다. 여기에는 그간 핵무기 제조와 보유를 주도했던 핵보유 강대국들이 먼저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2008년 3월 3일
염창근


* 회원이신 염창근님은 '평화바닥', '이라크평화를 향한 연대'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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