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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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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창근] 병역거부권, 그 이상을 상상하며


병역거부권, 그 이상을 상상하며
- 정부의 병역거부자 사회복무 수용에 대한 소회



염창근



‘corights’. corights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라는 영문 구절, Conscientious Objection(CO) - Rights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나의 인터넷 ID이기도 하다. 2002년 마음 속으로 병역거부를 결심한 이후 인터넷 ID들을 이것으로 바꾸었다.

예전 ID 대신 이 ID로 사용하게 된 것은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조금이라도 ‘병역거부’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ID 중복체크에서 실패한 적이 없었던 것처럼 한국사회에 병역거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병역거부라는 것이 점점 사회화될수록 이에 대한 인식도 생기고 또 무조건 감옥에 보내는 처사도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당시만 해도 병역거부를 하면 무조건 감옥에 가야 하는 게 당연히 예상되어지던 때였다. 대체복무의 기대는 ‘현실적으로’ 없었다. 그래도 감옥에 가고 싶을 리도 없었던 만큼 가능하다면 평화 활동이 될 만한 대체복무를 하고 싶었다. 물론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요구는 사회적으로 터무니없는 이상적인 구호밖에 되지 않는 때였고, 비록 오태양씨의 병역거부 선언 이후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생소한 문제로 취급된 시기였다. 만나는 사람마다 한참동안 병역거부가 무엇인지 설명하곤 했다. 군인되기를 ‘거부’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었기 때문에 그때 할 수 있는 거라곤 조금이라도 병역거부라는 알리는 것이었고 그것이 ID를 바꾸게 한 이유였다. corights라는 ID를 듣고 누군가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나는 병역거부를 이야기했다.

그로부터 어느새 6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나는 다른 병역거부자들과 마찬가지로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가고 또 출소하고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에서는 병역거부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입법 권고가 있었고 사법부의 전향적인 판결들이 있어왔으며 국가인권위의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권고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평화의 신념을 인정해 이를 보장해야 한다는 적극적 의견들이 끊임없이 나왔으며 국회의원들도 입법운동을 벌였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인식했고 병역거부의 이유들에 귀기울여줬다. 그리고 2007년 9월 18일, 국방부가 이를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병역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대체복무를 허용한다고 말함으로써 공식적으로 병역거부를 받아들였다.

발표가 나가자 여러 사람들로부터 ‘축하’의 이야기를 들었다. 또 ‘소감’이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이미 여러 차례 ‘곧 한국사회도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쓰고 말을 하며 예상하고 있었던 지라 뛸 듯이 기쁜 것은 아니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정부가 이렇게나마 수용의 뜻을 밝힌 것 자체가 함께 이룬 한 결과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축하할 일이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은 함께한 많은 사람들이 고된 노력을 부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더 그랬다. 그렇다. 여기까지 오는데 참 많은 사람들의 노동이 있었다.

국회보다 앞서 정부가 결국 이를 인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사회에 인식의 변화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것이 없고서야 정부도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동안 병역거부운동은 한국사회에 ‘병역’에 대한 물음을 직접적으로 제기했고, 공식적 제기가 힘들었던 지난 시기를 넘어왔다. ‘세계화’가 넘실대는 시대에도 국가공동체의 타자가 될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병역과 군대에 대한 질문이 힘들었던 시기를 뒤로 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의 우려대로 발표안에 많은 문제가 내재해 있다. 긴 시기 대체복무로 징벌적 요소가 있다는 점이나 한정적 영역에 국한한다는 점이나 선택의 폭을 일반 복무자에게까지 넓히지 않는 문제나 예비군 소속자나 현역병은 제외시키고 있다는 점 등. 또한 아직 실제적 입법까지 여러 변수가 있을지 모른다. 무엇보다 새로 도입될 사회복무제가 더 강력한 징집체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 효율적인 군 인력 시스템의 하나라는 점에서 반인권적인 요소들도 많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사회복무제가 첨담화되어가고 있는 한국군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국방부의 발표로 하나의 선을 넘은 것은 분명하다.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병역거부운동이 애초에 그 의지를 드러냈던 것처럼, 군인 대신 자원봉사자로 이 사회에 참여한다면 세상은 더욱 평화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군대와 군제도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며 이와 함께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가 더 강하고 파괴적인 무기를 전제하는 방향이 아니라 ‘총을 내리고’ 봉사자로 자신의 것을 나누는 방향으로 가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회복무제가 더욱 개선되고 군복무를 완전히 대체하는 길을 상상하고 그 믿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떤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그런 사회시스템도 열릴 것이다.

그동안 개인적으로도 정말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병역거부를 하면서 평화를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고, 평화적 삶과 소통과 관계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했다. 그러다보니 이라크 전쟁 때 이라크반전평화팀을 하게 되었고 전쟁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게 되었다. 감옥에 갔다오고 하면서 내 안에 자리한 수많은 문제들도 보게 되었고 동시에 세상에 자리한 전쟁과 무기 문제, 빈곤의 문제, 남성권력질서의 문제, 종교의 문제, 새로운 평화에 대한 문제에까지 생각을 뻗치게 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병역거부운동이 새로운 기대를 만들어간다면 앞으로 일어날 군 현대화와 세계적 군사질서에도 신선한 평화의 바람을 계속 불게 할 것이라고 상상해본다.

2007. 9. 21



* 회원이신 염창근님은 '평화바닥', '이라크평화를 향한 연대'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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