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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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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기억하기 도서] 진실의 힘으로 인양해낸 세월호의 기록을 읽다


진실의 힘으로 인양해낸 세월호의 기록을 읽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 』
  
양수빈

  
이 책의 짙은 푸른색 표지는 세월호가 8명의 미수습자 시신들과 같이 잠들어있는 바다를 닮았다. 3TB에 달하는 15만장의 자료들만 남기고, 여전히 바다에 남아있는 우리가 닿을 수 없는 세월호. 고문피해자 인권단체인 진실의 힘과 한겨레21 정은주 기자, 박수빈 변호사, 박다영님, 박현진님은 지난 1년여간 4월 16일 세월호, 되돌릴 수 없는 그 날의 기록을 물고 늘어져 697쪽의 책으로 만들어냈다. 세월호를 그 깊고 추운 바다에서, 딱 그만큼 인양해냈다. 내 노란 리본 고리가 떨어지고, 핸드폰에 붙인 노란 리본 스티커가 떨어질 때, 누군가는 그렇게 세월호를 치열히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고 하고 있었다.

이 책은 4월 16일 세월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말하기는커녕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기록을 은폐, 조작한 청해진 해운, 해경, 등을 대신해 “산산조각 난 채 잡동사니에 파묻히고 뒤섞여 있는 진실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닦고 맞춰나간” 책이다. 이 책을 내기 위해 저자들은 별이 된 이들의 카톡, 진도 VTS-123정의 교신 기록, 세월호 관련 수사 및 재판 기록을 다 “일일히” 듣고 읽고 분석했다. 그리고는 누구도 제대로 보지 않은 시간 오차까지 잡아내 정리했다.

책은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8시 50분부터 침몰한 10시 1분까지 그 101분의 기록부터, 왜 못 구했는지, 왜 침몰했는지, “대한민국에서 제일 위험한 배”는 어떻게 태어난 건지를 차분한 어조로 설명한다. 그렇게 차근차근 책을 따라 가다 보면, 이 책에서 제일 가슴 아픈 진실인, 모두 구조할 수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미 침몰 중이었던 세월호

세월호는 이미 무리한 증선, 과적, 감독 부실, 운영 해이 등으로 언제 침몰해도 이상하지 않은, 혹은 이미 침몰중인 배였다.

학생들이 “꺄노 꺄하 배 간다 배가 가!!!” 라는 카톡을 보내며 배 위에서 제주도로의 수학 여행을 시작했을 때, 이미 세월호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위험한 배”였다. 책은 4부에서 그 이유를 조근조근 설명한다. 세월호가 청해진 해운은 선령이 매우 오래된 세월호 운항에 따르는 영업 적자를 메우기 위해 화물 적재 계획도 없이 상습적인 과적을 해왔다. 청해진 해운 내부에서 과적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던 사람은 “나대지 말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말고도 세월호 운행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느꼈던 사람은 여럿이지만, 아무도 세월호 매각이나 적어도 과적 중지에 대해서 자기 일처럼 나서지 않았다. 모두들 “규정보다 관행”을 따랐다. 해양심판원은 “해양사고의 원인과 빈도 등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 이지만 사고가 잦은 청해진 해운에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445). 청해진해운은 해경을 비롯 한국선급, 인천지방해양항만청,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실, 해양심판원 등 관리 감독 전반에 상품권을 건네거나 식사나 술도 “접대” 해왔기 때문이다(514). 세월호 영업 이익을 어떻게든 메우려던 청해진 해운의 실질적 소유주 유병언 회장은 차명포함 925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고, 매달 1천만원의 월급을 챙겼다. 모두 하루하루, 그냥 되는 대로, 시키는 대로, 살고 있었다. 부조리함이 느껴지면, 통장에 들어올 월급만 바라보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고, 월급쟁이로 사는 것이 뭐 그렇지, 어디든 다 비슷하겠지 정도로 안일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설마 누가 죽겠어, 별일 없을거라며 자위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일하며 책상 앞에 앉아있는 나를 생각한다. 나는 내 일상의 부조리와 폭력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내가 규범이 아닌 관행을 따르며 나를 속이고 있을 때, 누군가를 서서히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4월 16일의 세월호의 101분

2014년 4월 15일에는 적재 가능 화물의 최대치 1077톤을 배나 초과한 2142톤을 적재하고, 평형수는 최소치 1694.8톤의 절반도 안되는 761.2톤만을 실은 채 출항했다. 그리고 오전 8시 49분, 세월호는 “갑자기 빠른 속도로 우회전하면서 원심력에 의해 바깥쪽인 좌현으로 기울어졌고, 화물칸에 고박되어 있지 않은 채 실려 있던 컨테이너, 차량, 일반 화물들이 왼쪽으로 쏠려 더 기울어졌다”(367). 사고 전날 선미의 차량 출입문을 제대로 닫지 않았고, 영업 이익을 위해 부실 시공으로 증개축을 했기에 침수도 더 빨리 되었다.

책은 1부와 2부에서 우리가 유튜브로 잠깐, 기사로 잠깐 접했던 그 101분, 아비규환의 현장을 총정리하여 전한다. 몇 장 읽지 않아도 눈물이 핑 돌고, 속은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하다.

“영화 보면 다 그러잖아? 지하철도 그렇잖아? 안전하니까 조금만 있어 달라고 했는데 진짜 조금 있었는데 죽었잖아. 나머지 나간 사람들은 살고.”(64)

승객들의 말을 인용하여 전할 때 “이름(나이, 사망 혹은 생존)”를 표현하는데, 그 사망여부에 ‘사망’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읽을 때 더욱 그렇다. 이들의 말들을 보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
  
“나갈까? 탈출할까?”
“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잖아. 그러니까 가만히 있자.”(157)

어른들을 믿었던 착한 학생들. 읽을수록 슬프다. 이들이 선장과 선원이 이 책이 밝혀내듯 자기들이 구조되지 못할까봐(636) 이미 배를 버렸고, 구조 세력은 별다른 구조계획이나 제대로 된 교신 없이, 상황 파악도 못한 혹은 안 한 채로, 몸만 현장에 가서 강 건너 물 구경 하듯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들이 이러한 긴급 상황 관련해 제대로 훈련을 받아본 적도 없었고, 괜히 나댔다가 책임만 뒤집어쓰는 상황만 피하고 싶었던 것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책임지지도 못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하고 도망가 버린 못난 어른들의 모습을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에 슬퍼지고, 그 상황 자체에 “극혐”이라는 말을 절로 중얼거리게 된다.

나가며: 다시, 노란 리본

지난 2년간 한국 사회는 세월호 사건을 제대로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와 특히 각계각층의 책임자들은 문제가 생기면 꼬리를 자르고 눈앞의 어려움만 대충, 좋게 좋게 넘기는 관성을 깨지 못하는 듯 보인다. 그렇다면 언제든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리고는 배를 탈 일이 있으면, 혹시 모르니 구명조끼와 창을 깰 도끼를 미리 사가야 하나, 하는 생각을 잠깐 할 뿐이다. 그리고는 이내 잊으려고 한다. 나만은 아닐 것 같다. 학습된 무력감이 한국 사회를 떠돌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와중에 1여년간 피로와 무력감과 싸워가며 정보를 성실하게 수집하고 분석했을 진실의힘 세월호 기록팀의 충실한 가이드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세월호를 다시 기억했다. 그들이 이 책을 만드는 일을 포기하지 않아주어 고맙다. “이게 될까” “이거 해서 뭐해” 같은 생각이 들 때, 자신과의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이겨주어서 존경스럽다. 청해진 해운과 국정원의 관계 등 이 책에서 제기한 의혹 등도 끈질기게 추적해주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떨어졌던 노란 리본을 새로 달며 세월호를 내 마음속에서 인양해 내려 한다. 친구들한테 곧 4월 16일이라는 카톡을 남겨야겠다. 그리고 나 잘 살고 있는지, 나 자신의 관성과 무기력함을 이기고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답게, 내 일상에 책임을 지며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묻는 시간을 가지고, 광장으로 나가야겠다.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 두 번째 4월이다.


* 이 서평은 2016년 4월 평화도서관 나무의 <세월호 기억하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서평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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