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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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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기억하기 도서] 2014년 4월 16일에 머물러 있는 나와 당신에게


2014년 4월 16일에 머물러 있는 나와 당신에게

-『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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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 15년 1월이나 이 글을 쓰려고 책을 다시 편 16년 3월이나 읽으면서 똑같은 아픔에 힘이 들었다. 지난 달에 뭘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참사의 그날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가 여전히도 생생히 기억난다. 남의 일, 옆의 일이라고 하기에는 마음에 남은 상처가 크다.

우리나라가 후진국이 아니니까 구명조끼 입고 바다에 떠 있으면 구해줄거라 생각했시유.(104쪽),

애 아빠는 “걱정하지마. 우리도 그 배 타봤잖아. 그 배보다 좀 더 크대. 그 큰 배가 그렇게 쉽게 가라앉을 리 없어. 대한민국이 선박 수출하는 나란데 이 정도로 끄떡없어” 그러면서 나를 진정시켰어요.(116쪽)

나도 유가족들처럼 생각했다. 하지만 위험에 처했을 때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거라는 당연한 믿음은 가라앉는 배를 생중계로 지켜보면서, 언론과 정부관계자의 막말을 들으면서, 피켓을 든 유가족을 그냥 지나쳐 국회 안으로 들어가는 대통령을 보면서 쓸데없는 것이 되었다.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가방에 노란리본을 달고 다녔지만, 해도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무력감 역시 마음 한곳에 자리 잡았다.

시간이 약이 될 법도 한데 동질의 아픔을 느끼는 것은, 2년 전 유가족들이 알고 싶어 했던 것 중 아무것도 속 시원하게 알게 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스스로 아픈 상태를 치유하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해보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무력감으로 주변을 둘러보지 않았을 때, 누군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있을 하고 있었다. 서명을 받고, 간담회를 하고, 영화가 만들어지고, 추모모임이 이어지고, 공중파에 나오지 않는 청문회가 진행됐다.

가만히 있지 않은 사람들을 보며, 노란 리본을 보며 생각을 다시 정리해본다. 나는 ‘무엇’을 잊지 않을 것인가, ‘어떻게’ 잊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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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은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이 단원고 학생 희생자의 유가족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곁에 있을 때 얼마나 예쁜 자식이었는지,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후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구술의 힘은 강력해서, 책을 읽고 있는 내가 그분들과 마주앉아 얘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소제목에는 ‘2학년 △반 ○○○학생 아버지/어머니 ○○○씨의 이야기’로 인터뷰이가 소개되어 있다.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가 단원고 학생만은 아니지만, 작가기록단이 만날 수 있고,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분들은 참사 이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단원고 학생 희생자들의 부모였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점에서 처음 책을 읽기 전에 불편할 수 있겠다싶었다. 희생자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우리 아이들’로 생각하고, 안전과 관련된 정부 대책들도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안전교육 중심으로 진행이 되면서 느꼈던 불편함과 비슷한 불편함 말이다. 그렇더라도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는 상상을 할 수 있고, 다른 이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다면 유가족의 목소리를 남기고자 하는 의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연대의 기록’으로 이 책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이 연대의 힘이 많은 활동과 토론을 거쳐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서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을 만들어냈다.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은 rights.416act.net에서 인권선언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1부 ‘살아갈 날들을 위한 기록’, 2부 ‘기억하는 사람들, 기록하는 사람들’, 3부 ‘사람의 시간’으로 나눠진 책은 각각 4명, 5명, 4명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또래의 자식을 잃은 부모의 인터뷰이니 기록한 작가들이 달라도 시간 순서대로 회상하며 진행되는 내용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인터뷰를 왜곡하지 않으면서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작가단의 고생으로 끝까지 읽는 동안 문장 하나도 쉽게 지나가지 않는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1부 중간에 희생자 어머니의 인터뷰 뒤에 부록으로 실린 희생자의 언니의 인터뷰였다.

저도 같이하고 싶었는데 제가 열아홉살밖에 안 되니까 어른들 사이에 끼어봤자 도움도 안 되고 폐만 끼치니까 저는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난 아직 애니까’ 그런 생각밖에 안 들고, 힘이 없으니까…(88쪽)

장례식 끝나고 엄마 아빠가 학교는 가야 한다고 했는데 싫었어요. 근데 한번은 아빠가 진짜 화를 내서 꾹 참고 갔는데 처음에는 친구들이 안 웃고 가만히 있어서 제가 분위기 좀 풀어주려고 웃었는데 웃는 게 너무 힘들어서 ‘내가 왜 억지로 웃지’ 싶은 거예요.(89쪽)

이 인터뷰는 미처 보지 못했던, 부모와는 또 다르게 참사 이전과 같은 일상을 요구받고 살아야만 했던 희생자의 형제자매와 친구들의 이중 삼중의 불안함과 고통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다. 구술은 강력한 기록의 방법이면서, 발화하면서 치유를 받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다시 봄이 올 거예요 :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창비, 2016년 4월)가 곧 출간된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 이 서평은 2016년 4월 평화도서관 나무의 <세월호 기억하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서평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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