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바닥
7월, 이달의 평화책 12권
정전 71년 7.27 한반도 평화 행동의 날 평화대회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 규탄 19차 긴급행동(7/13)
6월, 이달의 평화책 12권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 규탄 18차 긴급행동(6/29)
[중동의 평화]
[버마의 평화ㆍ교육지원]
[평화공부ㆍ평화교육]
[평화군축ㆍ평화행동]
[평화연구ㆍ탈군사주의]
[평화도서관 만들기]
[난민 연대]
[자료실]

[세계군축행동의날] 사람과 지구를 위해 지금 당장 군비 축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멈춰라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 저항 3년,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 한국 시민들은 계속 함께 할 ...
한신대 우즈벡 학생 강제출국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규명을 촉구한다

바닥의 시선 Sights of Ground


0
 119   6   1
  View Articles

Name  
   평화바닥 
Subject  
   이제 팔레스타인 해방과 평화는 가능할까?


이제 팔레스타인 해방과 평화는 가능할까?
 

염창근


팔레스타인의 최후의 무장 공격이 끝나가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정당이자 무장 군대를 거느린 하마스는 오슬로 협정 이후 최근까지 이스라엘 점령에 맞서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을 이끌었다. 그렇지만 작년 10월 7일의 하마스의 공격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였고 1천 명이 넘는 이스라엘 사람을 죽이고 수백 명을 납치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제거하겠다며 가자 지구전체를 초토화하며 팔레스타인 사람 수만 명을 죽이고 모든 집과 건물을 파괴하고 있다. 남아 있는 230만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사람들은 구호품조차 받지 못한 채 굶주리고 다치고 병 걸려 고통받고 있다. 이미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통제로 농업이나 어업조차 일굴 수 없었던 가자 지구 사람들은 국제기구의 지원에 의존하며 살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최소한의 식량조차 구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그 땅의 분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이스라엘의 점령은 76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지만 갑작스런 대규모 공격과 피해로 나타난 지금의 상황은 분명 이전과 구분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어떻게 하마스는 봉쇄당한 땅에서 대규모 공격 준비를 할 수 있었고, (훨씬 더 큰 피해로 돌아올 것을 알고도) 실제로 감행할 수 있었을까? 가자 지구 전체를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정보망을 가진 이스라엘은 왜 하마스의 이런 규모의 공격 준비를 알지 못했을까?(알았지만 그냥 두었을까?)
여러 분석들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정확한 사정을 모른다. 알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의 이스라엘 정세와 중동 정세와 연관되어 있다. 2023년에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은 행정부를 견제하던 사법부를 무력화해 장악하려고 사법개편안을 추진해 통과시켰다. 사법부는 그동안 겉으로나마 법치주의를 지키려 했고 팔레스타인을 억압하는 정부 정책을 일부 제한하기도 했다. 이런 사법부의 정부 결정 제동권을 없애고 법률심사권과 법관임용권도 장악해 정부 견제는 불가능해지게 하는 법안을 정권이 통과시킨 것이었다. 여러 부패 혐의들이 정권을 겨냥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리고 정권의 사법 통제 방안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9개월째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작스런 하마스의 공격이 있었고 이스라엘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극우정당들을 끌어 모아 연정을 통해 겨우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을 제거하고 싶은 극우정당들의 요구는 이스라엘 정권의 핵심 사안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을 비롯해 극우정당들은 처음부터 점령지 반환에 반대했고 평화협정 반대를 내걸고 오랫동안 선거에서 승리해 왔다. 이들은 오슬로 협정을 비롯한 중동평화협상을 좌초시켰고 점령과 억압 정책을 정권의 명분으로 삼아왔다. 정권의 부패 혐의들이 터져 나오면서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자 정권은 더욱 극우 지지층이 중요해졌고, 팔레스타인 강경책을 밀어붙이며 정치 양분화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왔다. 하마스가 이따금 조악한 로켓 공격을 하면 좋은 정치먹이감이 되었다. 극우정권에게 하마스 같은 무장세력은 ‘테러로부터 나라를 지킨다’다는 명분에 더없이 좋은 상대였고, 권력 획득과 유지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적이었을 것이다. 한때는 이스라엘이 분할 통치 전략에 따라 하마스를 비밀리에 지원한 적도 있었다. 궁지에 몰려 있던 네타냐후 총리는 이 전쟁을 통해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하나의 지점이 배경에 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새 중동 구상이 그것이다. 하마스의 공격이 있기 2주전 유엔 총회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새로운 중동(The New Middle East)’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가 들고 있었던 지도에는 팔레스타인 땅에 하나의 국가 이름으로 이스라엘만 표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유럽과 아라비아반도를 이어 인도-아시아까지 잇는 경제 회랑의 새로운 관문이자 중심 교차점이 되겠다고 연설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중동의 주변 국가들과 평화협정을 맺어왔고, 마지막으로 지역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화협정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사우디와 이스라엘의 평화협정에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은 없어지거나 보이지 않게 만들고 싶었다. 팔레스타인 최소화라는 목표는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세워진 후 76년 동안 내내 (또는 그 이전부터) 팔레스타인 원주민 축출 정책과 봉쇄 정책으로 추진되어왔다. 이것은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로 편입시키는 것을 의미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밖으로 추방하는 것이었다. 한때 이스라엘 노동당이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내세워 오슬로 협정을 체결할 때도, 미국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워 두 국가로 공존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시늉을 할 때도 이것들은 이스라엘 옆에 동등한 주권 국가로서 팔레스타인이라는 국가가 있는 방안이 아니었다. 무장단체들이 완전히 제거된 후 비무장된 자치정부가 한정되고 폐쇄된 곳에서 이스라엘에 종속된 채로 식민 지배를 받는 그런 공간을 의미할 뿐이었다. 주권 국가로서 팔레스타인은 없고 이스라엘에 통제받는 자치구 수준을 뜻했다. 수도와 전기 등 사실상 모든 인프라와 경제가 이스라엘에 종속되어 있고 분리장벽과 관통도로와 검문소와 점령촌들이 깔려 있는 지금의 팔레스타인이 그것이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땅이면서 동시에 이스라엘 밖에 있는 무언가가 될 뿐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식민 지배를 받지만 이스라엘 시민은 될 수 없는 비국민이 된다. 팔레스타인 사람이 그 땅에 있기를 원한다면 봉쇄된 채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땅에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는 모든 것을 빼앗겨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스라엘 정권은 팔레스타인인구가 줄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고,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과 추방은 이 축출 전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없는 이스라엘 단일 국가론이 추진되고 옛 동지였던 주변 아랍 국가들마저 이스라엘과 손을 잡았다. 결국 하마스는 조직 전체가 끝날 수도 있는 공격을 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과 공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1967년의 점령 이전으로 이스라엘이 물러나는 등 몇 조건을 충족한다면 이스라엘과 공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평화가 추진되지 않았던 것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6년에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이겨 정부를 구성했을 때도 미국와 이스라엘은 내전을 부추겨 무산시키고자 했고, 2007년과 2014년 하마스와 파타의 통합 정부를 구성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겉치장 같은 평화조차도 없이 이스라엘의 축출과 봉쇄와 강탈만 지속되었다.
물론 이스라엘이 의도대로 하마스를 몰살해 제거한다고 해도 하마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학살과 억압은 하마스를 다시 만들고 강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달라진 정세 속에서 무장 저항은 이스라엘의 더 잔혹한 공격 명분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다. 반복되는 피해와 고통의 순환을 낳을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이 초토화되고 더욱 봉쇄된 가자에서 무장 저항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한국 시민사회 내에서 하마스 지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하마스는 독립군과 같기에 지지해야 하는 입장과 비폭력 투쟁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렸다. 유엔에서도 식민 통치로부터의 독립과 해방을 위한 무장 투쟁은 권리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무장 저항 투쟁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투쟁에 팔레스타인의 시민권 쟁취를 향한 투쟁이 더욱 필요해졌다. 팔레스타인에 새 정부가 구성된다고해도 이스라엘에 종속적이라면 시민권 쟁취 투쟁이 더없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 시민들의 투쟁도 무척 중요해지고 있다. 극우정권을 용납해서는 안 되고 점령을 끝내고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위한 투쟁으로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에 종속적인 팔레스타인 국가도, 팔레스타인 없는 이스라엘 단일 국가도 인정해서는 안 된다.
세계 시민들은 지난 10월 7일 이후 지금까지 7개월 넘게 이스라엘 규탄과 팔레스타인 연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시민들도 2주마다 집회와 행진을 하고 여러 행동들을 벌여 왔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시민들에 연대한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평화를 원하는 목소리를 모아왔다. 또한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는 한국 정부를 규탄해 왔다. 팔레스타인 가옥을 파괴하는 데 쓰이는 현대(HD현대)의 중장비 건설기계들의 수출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활동도 계속되었다.
전쟁의 시대, 식민 지배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은 세계에서 팔레스타인은 이미 이 세계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기후재난과 전쟁이 일상이 되고 대규모 이주가 확산될 수밖에 없는 미래는 국민과 비국민, 시민과 비시민을 나누는 축출과 배제와 억압의 세상으로 올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므로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평화는 어떻게 전쟁의 세계를 끝내고 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길이 아닐 수 없다.

* 팔레스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추천도서 4권
http://peaceground.org/zeroboard/zboard.php?id=notice&no=544

* 팔레스타인 연대 긴급행동 사이트
https://platformc.notion.site/73eef84fbbb2498bbaa0a3b39fa73457

* 이 글은 빈고 뉴스레터 2024년 6월호에 기고된 글입니다. https://bingobank.org/action/2093




no
subject
name
date
hit
*
:::
  [바닥의 시선]은...

평화바닥
2007/07/12 8787 1072

  이제 팔레스타인 해방과 평화는 가능할까?

평화바닥
2024/06/24 17 2
117
  [세월호 기억하기 도서] '잊지 않겠습니다'를 읽고

평화바닥
2017/04/03 26245 677
116
  [세월호 기억하기 도서] '세월호를 기록하다'를 읽고

평화바닥
2017/04/03 27349 641
115
  [세월호 기억하기 도서] 세월호가 우리에게 묻다

평화바닥
2017/04/03 27449 634
114
  [세월호 기억하기 도서] 가까스로 인간이고자 하는 12개의 이야기

평화바닥
2017/04/03 29242 602
113
  [세월호 기억하기 도서] 진실의 힘으로 인양해낸 세월호의 기록을 읽다

평화바닥
2017/04/03 2154 320
112
  [세월호 기억하기 도서] 2014년 4월 16일에 머물러 있는 나와 당신에게

평화바닥
2017/04/03 2094 331
111
  [나무 사서 서평]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평화바닥
2015/06/15 5804 695
110
  [나무 사서 서평] 감각의 미로

평화바닥
2015/06/15 5691 685
109
  IS와 서구 제국주의의 현재, 어떻게 볼 것인가?

평화바닥
2015/04/08 5865 684
108
  프랑스 테러, 가치의 양극화와 사회의 이중성

평화바닥
2015/04/08 6048 637
107
  한국 방위산업은 어떻게 성공하였나?

평화바닥
2013/11/15 4453 458
106
  무기 전시회와 평화군축박람회

평화바닥
2013/10/30 4879 470
105
  차세대 전투기 사업(FX)의 문제들

평화바닥
2013/07/09 5536 489
104
  독으로 돌아올 군비경쟁

평화바닥
2013/05/20 4982 492
103
  나아가지 못하는 혁명의 안타까움, 깊어만 가는 어둠 속 시리아 내전

평화바닥
2013/02/07 5599 480
102
  [염창근] 제주해군기지의 문제들, 검증 제대로 하자

평화바닥
2013/01/15 5309 436
101
  [염창근] 아래로부터의 국제법

평화바닥
2012/03/09 5315 540
100
  [햄] 도로록 도록 타닥 타다닥 ― 《나비, 사바나로 날다》를 읽고

평화바닥
2012/02/17 5585 642
1 [2][3][4][5][6]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Zetyx
평화바닥 | 등록번호 617-82-83810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25길 55, 5층 (우편번호 03964) | 찾아오는 길
070-7723-0320 | peace-ground@hanmail.net | http://peaceground.org | 회원가입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404-022182 평화바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