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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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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기억하기 도서] '잊지 않겠습니다'를 읽고


'잊지 않겠습니다'를 읽고

-『잊지 않겠습니다』
  
김채민

  
한창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을 때가 청소년기가 아닌가 싶다. 아직 세상에 살면서 못 해본 것도 많은 언니들과 오빠들,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누가 알았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나눌 생각으로 한껏 들떴을 텐데. 집을 나가는 그 순간에도 얼마나 즐거웠을까. 배를 타는 그 순간도 배가 기울기 전이였던 그 순간에도...

배가 기우는 그 때도 ‘괜찮아 무사히 제주도에 도착할거야’라며 애써 불안함을 참았을지도 모른다. 배가 서서히 기울고 물이 차오를 때는 얼마나 무서웠을지 우리는 상상도 못할 것이다. ‘살 수 있을 거야. 정말로 죽기 싫어 난 살고 싶어’라는 생각을 수없이 하며, 가족들을 애타게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니, 오빠들은 애타게 찾은 가족들과 함께 있지 못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언니, 오빠들께 부모님께서 쓰신 편지들과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도 계속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얼마나 그리울까, 얼마나 보고 싶을까. 언니, 오빠들의 부모님께서는 돌아오지 못 한, 돌아오지를 못 할 딸, 아들을 생각하며 나보다 훨씬 더 많은 눈물을 흘리셨을 것이다. 구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들리지 못 할 사과를 하시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리워하시겠지...

이 책에 있는 편지들을 읽어 보면 언니, 오빠들은 너무도 착한 딸과 아들, 형제자매, 친구들이였다. 친구들의 고민이 있다면 열심히 들어주기도 하며, 부모님이 힘들 때는 애교도 부려가며 피로를 풀어주는 너무 예쁘고 멋진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원하는 꿈도 있었고, 가지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도 정말 많은 꿈 많은 사람들이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도 얼마 하지 못하고 가버렸다.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가버렸다. 남겨진 가족들과 친구들은 해주고 싶은 것도 못 해주고 떠나보내서 미안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나라도 나의 소중한 사람이 나에게서 떠난다면 그 사람이 해줬던 말들, 행동들이 수도 없이 생각나면서 같이 했던 일들을 혼자서라도 해보려고 애쓸지도 모른다. 뒤돌아보면 있을 것 같고, 어느 순간 옆에서 팔짱 낄 것 같은데 아무리 뒤를 봐도 바람만 불고, 손을 내밀어도 아무 느낌도 나지 않는다면 슬프다는 말로도 표현 못할 감정들이 밀려오지 않을까. 사실 상상으로는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

항상 옆에 있던 사람이 떠나가 다신 내 옆으로 오지 못할 테니까. 아무리 이름을 부르고 돌아오라고 해도 오지 못할 사람을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다. 사실 ‘다녀왔습니다’ 라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와 주는 그런 간단한 것이 부모님의 바라는 일인 텐데.........  

책 내용 중 몇 가지만 얘기해 보고 싶다. 언니, 오빠들은 제주도라는 아름답고 볼 것 많은 곳에 발도 딛지 못한 채 하늘의 천사들이 되었다. 그런 일이 너무 안타까웠던 어떤 오빠의 형은 동생의 사진을 들고서 제주도를 갔다 왔다고 한다. 동생을 위해서 갔다 와줬다는 것이 왠지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얼마나 아쉬웠으면, 나는 하늘에서라도 그 오빠가 제주도의 풍경을 보고 아쉬움이 조금이라도 덜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친구들과 ‘내가 오늘 제주도를 봤는데...’ 라며 즐거운 얘기를 나누고 좋은 하루를 보냈지 않았을까? 격투기 선수가 꿈인 오빠의 이야기도 있다. 살아 있었을 때에 격투기를 좋아하던 오빠는 좋아하는 격투기 선수도 있었는데 방에 그 선수의 사진도 걸을 정도로 좋아했었다. 그걸 알았던 오빠의 형은 그 선수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을 해서 동생에게 명예선수 임명패를 안겨주었고, 그 선수는 오빠를 위해서 경기에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디 하늘에서라도 그 모습을 보며 행복해 했으면 한다.

이 이야기 말고도 눈물 나는 일들은 정말 많았다. 따뜻하게 자라고 이불 빨래도 하고 전기장판도 깔아 주신 어머님도 있었고, 하늘로 간 친구 곁에서 자고 온 친구도 있었다. 나는 모든 언니, 오빠들이 하늘에서는 그들을 아프게 했던 국가와 나쁜 어른들을 잊고서 행복한 나날들만 보냈으면 좋겠다. 거기서는 못 해본 것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절대 그들을 두렵게 하거나 무서워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 이 서평은 2016년 4월 평화도서관 나무의 <세월호 기억하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서평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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