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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는 즉시 극단적 여성 억압과 시민의 자유를 탄압하는 모든 인권침해를 멈춰라!
종전과 평화를 외치면 반국가세력인가!
불법․조작․졸속 일반환평결과가 괴담이다
헌법 불합치된 외국인구금 지금 당장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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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대선 결과와 이란 사회의 대립에 관해

이란 대선 결과와 이란 사회의 대립에 관해



사실 한국 사회는 이란 대선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겠지만 세계는 초미의 관심사 중에 하나였습니다. 소위 보수파와 개혁파로 대별되어 이란 사회의 단면을 단번에 읽을 수 있게 하는 지표 역할을 했던 이란 대선은, 단지 현 대통령으로 대표하는 보수파의 재선이냐 아니면 개혁파의 재집권이냐를 결정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강경 보수파 정치에 대한 이란인의 평가가 첨예하게 갈리고 박빙의 접전이 예상되었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를 두고 벌어지는 지금의 이란 사회의 보수-개혁 대결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박빙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되자 당연하게도 이란 개혁파 지지자들은 곧바로 부정 선거를 제기하고 투쟁에 나섰습니다. 즉각 여기에 미국과 유럽의 서구가 부정 선거 의혹을 거들며 현 대통령의 재선을 부인했고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일각에서는 이를 보며 개혁파 투쟁의 서구 배후 조정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그렇게 주장합니다만, 이란 개혁파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점에서 설득력은 없어 보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서구가 ‘서구와의 대결’을 외치는 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대신 ‘서구와의 대화’를 추구하려는 개혁파를 지지하는 건 당연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우스운 코미디는, 진정한 개혁파 진영이었고 ‘서구와의 대화’를 진지하게 선도했던 하타미 대통령 집권 시절에 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내치며 결과적으로(그리고 결정적으로) 2005년 대선 당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정권 장악을 도왔던 미국이 이제 와서 개혁파 집권 때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이미 예전에 한 분석가는 부시가 이란을 악의 축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보수 세력이 수세적인 처지였지만 그 이후로는 개혁 세력이 수세적인 처지에 놓였다고 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의 보수 집권층과 개혁파 사이의 대립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닐 뿐더러 이미 ‘이란이슬람공화국’ 탄생 때부터 태생적으로 내재해 있었습니다. 정치에서 ‘대립’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는 하겠지만, 이란의 경우는 다소 묘하면서도 미래를 추측하게 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종교 권력층은 확고한 종교적 보수성을 유지하려고 하고, 세속적 개혁파(이슬람 성직자들이 지도하고 있긴 하지만)는 정교 분리를 통한 점진적인 민주공화국을 실현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란의 정치사회는 중동, 나아가 이슬람 세계 전체의 미래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1979년 이란 혁명 전까지 이란의 팔레비 왕조(샤)는 미국의 꼭두각시 정권이었고, 이때까지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게 (중동) 지역 경찰 역을 맡기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애지중지하던 이란이, 호메이니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종교 진영과 함께 사회주의․자유주의․민족주의 민중 진영의 연합 투쟁으로 전복되었습니다(이란 혁명). 쫓겨난 미국은 이라크의 후세인을 부추겨 이란을 침공케 했습니다(이라크-이란 전쟁)만, 혁명의 열기로 단결된 이란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내부 대립은 1980년대 내내 전쟁 속에서는 가시화될 수 없었고, 호메이니라는 명확한 지도자가 있었기에 누구도 거부할 수 없었고, 호메이니 역시 혁명의 한 축이었던 사회주의 및 민족주의 진영의 요구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이슬람공화국’은, ‘이슬람’과 ‘공화국’이라는 묘한 종합을 만들었는데 대통령과 의회, 그리고 지역평의회 등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의 정책들이 반영되면서도 결정적으로는 ‘이슬람의 우위’라는 신정 정치 체제로 형성되었습니다.
전쟁을 끝낸 이후, 구심점이었던 호메이니 사망(1989년)은 내부 대립을 조금씩 양성화시켰습니다. 1990년대를 이끈 온건 보수파 성직자 출신의 라프산자니 대통령은 ‘반미와 이슬람성직자 권력의 보수 세력’과 ‘대화와 민주공화국을 추구한 개혁 세력’을 중재하며 체제를 유지시키기는 했으나, 성직자 권력에 대한 민중들의 불만은 매우 높았습니다(성직자는 국가를 감독한다는 궁극의 권한을 지니고 있습니다). 결국 1997년 대선에서 개혁파(사실상 진보)의 하타미가 80%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됨으로써 개혁파의 민주공화국 이상은 구체적인 실천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개인의 자유, 여성의 권리, 시민사회, 정치적 다원주의, 법에 의한 지배, 문명 간의 대화’ 등의 기치로 사회를 통합해 갔고 보수 성직자 권력은 하타미 대통령의 정책을 총력을 다해 막아가는 형국이었습니다(혁명수호위원회 등 각종 성직자 권력 기구들은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모든 정책들과 입안들을 폐기시킬 수 있는 결정적 권한이 지니고 있었고 심지어 공직 선거 후보자를 심사해 사전에 부적격자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하타미 대통령과 그의 ‘호르다르전선’은 2000년 총선에서도, 2001년 대선에서도, 2002년 평의회 선거(전국 지방선거)에서도 80%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성직자 권력과 헌법기관들의 방해 공작에 말려 정책들을 추진할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하타미 대통령은 최후의 결전을 준비했습니다. 그것은 종교를 최고에 두는 이란 헌법을 고치기 위해서 헌법 개정 발의에 필요한 의석수(2/3)를 2004년 총선에서 획득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실패합니다.
이슬람 보수 세력이 20~30%의 안정적 지지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도 원인이기는 했지만, 그보다 결정적으로 2002~03년에 있었던 미국 부시 행정부의 ‘악의 축’ 연설과 ‘연두 교서’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이란에 전쟁을 선포하는 일이었고, 덕분에 이란 사회는 순식간에 ‘국가 안보’가 최우선시되었습니다. 저절로 반미를 기치로 내건 보수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개혁파의 열정에 결정적인 찬물을 끼얹힌 셈이었습니다. 이란 국민은 한동안 하타미 개혁 세력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지만, 내부에서는 보수 성직자 권력의 방해 전략에, 외부에서는 서구(미국)의 강압 전략에 말려 개혁은 지지부진했고, 이에 실망한 이란 국민은 결국 2005년 대선에서 ‘반미’를 내세운 강경 보수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2005년 대선 전까지만 해도 아마디네자드는 전국적 지도자 반열에 오르지도 못했던 지역 정치인이었지만, 최초의 비(非)성직자 출신에 빈민 출신까지 결합시키고 청결함과 뚝심 있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배합해 일약 스타 정치인 반열에 올랐습니다. ‘빈민의 대통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그의 이슬람 강경 보수 성향과 철저한 반미 외교 정책을 가리기보다 오히려 더 빛나게 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원칙과 뚝심과 청결과 청렴의 정치인은 개혁 운동에 실망한 이란 국민을 환호하게 했습니다. 성직자 권력층도, 그가 비록 성직자 출신은 아니었지만 국민이 등을 돌리는 부패한 보수 성직자 권력에 이미지 정화를 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했습니다. 그 결과가 오늘날의 이란의 모습입니다.
(2005년 대선에서는 라프산자니와 아마디네자드가 경쟁했는데 모든 예상을 깨고 아마디네자드가 당선되었습니다. 라프산자니는 자유, 일자리, 핵개발로 인한 갈등 해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공약했고 아마디네자드는 이슬람 가치 수호, 빈곤 문제 해결, 대미 강경 노선, 성직자 지배체제 옹호, 신정체제 강화를 내걸었습니다.)

지난 4년간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집권 시절은, 외세 개입과 전쟁 선포에 대해 강력한 대결 의지를 선보이며 일견 국민의 지지를 받았지만, 반면 정부에 대한 비판은 조금도 허용하지 않았고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봉쇄했습니다. 빈민을 위한 민생 정책을 실천했지만, 성직자 권력과 신정체제는 흔들림 없이 유지되었습니다.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은 4년 동안 철저히 진압되었기에 이번 대선에서 이란의 개혁파는 사활을 건 싸움을 벌였습니다. 믿기지 않는 패배에 분노가 표현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습니다. 이미 혁명을 일구어낸 경험이 있고, 또 민주주의와 공화국의 제도가 포함된 사회에서 살고 있기에 보다 나은 사회를 열망하는 국민은 투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대결 상황의 본질은 투표 문제가 아니지만, 일단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대결의 양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개혁파 지지자들을 탄압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대화로 풀어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서 이렇게 국민의 의혹이 크다면 재검토는 물론 재투표까지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강경 진압을 비판하는 침략적 서구 세계의 비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생각이 다른 이란 국민에 대해서도 신뢰를 되찾는 길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폭력과 죽음의 대결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과가 번복될 만큼은 아니라지만 어쨌든 부정 선거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고, 보수파와 개혁파, 보수 안에서도 강경파 대 온건파 상호간의 대결은 이란 역사상 가장 날카롭게 칼날이 오가고 있습니다. 개혁파의 체제 변혁 투쟁은 일체의 양보를 허용하지 않을 태세이다. 정권이 이를 무차별 강경 진압으로 일관한다면 서구의 전략에 휘말릴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역시 등을 돌릴 것입니다. 따라서 (현 성직자 권력을 포함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지금의 투쟁을 자기 정권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 변화의 시작으로 여겨야 합니다. 민주주의 가치를 서구적인 것이라고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이제 이를 ‘서구적’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보다 진일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경합이라 생각하고 다시 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진압으로 돌아올 부메랑은 사회를 더욱 폭력적으로밖에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6월 22일
평화바닥 염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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