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방제복이 기름 흡수복이었다니
삼성중공업의 예인선의 유조선 충돌로 인해 발생한 서해 바다 기름 유출 사건이 한국 국민과 지구인의 마음을 아프게 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놀라운 소식이 또 전해지고 있습니다.
속마음이야 어떠했든 아픈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뒤처리를 하겠다고 달려간 백만명의 자원활동가와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에게 지급된 기름 방제복이 사실은 기름을 그대로 흡수하는 방진복(먼지만 막을 뿐인 작업복)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이 옷이 기름흡수가 잘되어 이것으로 기름을 딲았다고 합니다.
기름 원유에는 수십가지의 독성물질이 있어 제대로된 방제복을 갖춘 채 제거작업을 해야 하는데, 주민들과 자원활동가에게 그대로 독성물질을 노출시킨 것입니다.
문제는 이 사실을 이미 태안군청도, 보건복지부도, 방제복제공업체도 모두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주민을, 국민을, 구성원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뒤처리와 책임을 떠넘기다 못해 속된 말로 따까리에다가 하수인으로 삼는 꼴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명박 당선인이 숭례문을 국민성금으로 복원하겠다는 인식을 가진 것처럼 권력의 관리인들은 그대로 자신의 관리권력을 행사하는 것만 생각하는 것일까요? 이 정도의 인식 수준이니 글로벌이니 선진화니 말해봤자 거기엔 권력의 글로벌밖에 해당하지 않음을 말하겠지요. 이런 식으로 간다면 영영 국민이 등을 돌리고 말 것입니다.
2월 22일
평화바닥 염창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