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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대규모 핵세일즈 우려스럽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그제 2월 2일 엘제리궁에서 결혼을 했습니다. 상대는 그동안 연애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며 만나온 슈퍼모델 출신 가수 부르니. 공개 데이트, 휴가, 해외여행 등 항상 세계적 화제를 만들며 연애를 하더니 결국 마음이 맞았는지 결혼을 했습니다.
작년 5월 취임 때부터 아침 조깅, 미국에서의 휴양, 수영복 차림 공개 등으로 파격행보를 했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연애에 관해서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습니다(물론 결혼은 비공개로 했습니다만). 놀이공원에서 데이트하고 해변을 거닐고 이집트와 요르단 등 중동의 나라들로 여행하면서 겸사겸사 정상회담 하고. 이런 행보들이 대중의 관심끌기라고도 하고 자신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의 눈을 돌리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도 하고 연애에만 빠져있다고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분명 이전 정권과 구별되기는 하는 듯 보입니다.
문제는 대통령으로서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는 그의 사생활 부분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연애를 하든 어떻게 하든 자기 마음이니까 상관없는 일입니다만, 연애문제 등 사생활이 부각되는 것은 정말 문제가 되는 것들을 드러나지 않게 하는 효과를 불러옵니다. 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이런 사생활에서의 파격행보에 이목을 집중시킴으로써 다른 정말 문제적인 것들은 관심을 놓치게 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점에서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당선인과도 닮은 듯 보입니다)
가장 문제적인 것은 그의 ‘핵세일즈’입니다. 추락하고 있는 인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방식을 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들은 이런 것이고 이 문제는 전 세계를 향해 아주 큰 위험이 되는 그러한 문제입니다. 프랑스가 핵세일즈를 안한 적은 없겠지만, 사르코지 정권이 이전 정권과 구별되는 점은, 핵세일즈가 매우 공개적이면서 활력적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프랑스나 유럽의 환경운동이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의 핵세일즈는 너무 우려스럽다.
그는 세계 1위의 프랑스 원전기업 ‘아레바’와 함께 세계 원전 시장을 정복이라도 할 태세입니다. 주요 핵에너지 경쟁국들과도 월등히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포의 핵은 그에게 가서는 완전히 상품으로 변해 버립니다. ‘아레바’와 함께 향후 원전건설 계약의 3/1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답니다. 물론 ‘아레바’가 사르코지 대통령을 판매원으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사르코지가 먼저 나서는 이유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프랑스의 핵을 사면 당신 국가들도 존경받는 국가대열에 올라서게 될 것이다”라며 중동 국가들을 꼬시고 ‘프랑스는 새로운 동맹국’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핵을 보유하고픈 나라들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이미 핵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도 프랑스와 새로이 협정을 체결해가려 하고 있습니다.
사르코지는 작년 취임한 후 몇 개월 만에 알제리, 리비아(100억달러)와 핵협정을 이끌어 내 프랑스 원전을 제공하기로 했고, 중국과도 11월에 원전 2기를 포함해 300억 달러의 핵기술 등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올해에도 1월부터 중동의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카타르를 순방하며 핵세일즈를 해서 사우디와 아랍에미레이트(UAE)에 핵개발 판매를 따냈고 카타르와는 전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특히 아랍에미레이트(UAE)를 중동 국가 최초로 핵발전을 시작하게 만들었고 프랑스 원전 2기 건설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2006년 12월에 걸프만 6개국이 민수용 핵기술 개발에 합의한 점을 사르코지가 파고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이란의 핵개발에 따른 정치적 대응을 하기 위해 핵개발을 검토한다는 점에서 UAE의 핵발전 프로그램이 가동된다면 중동 국가들의 연쇄 핵개발을 불러일으키게 할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1월 25일에는 인도를 방문해 미-인도 핵협정을 지지하면서 인도와도 핵개발 원조를 강력히 제안했고, 다음날 26일 핵협력현정에 체결하면서 인도는 그동안 거부당해왔던 오랜 숙원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과도 새로이 체결될 예정이고 브라질과 핵잠수함 개발 지원을 의논하고 있고, 러시아의 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과도 에너지 의존을 벗어나고픈 마음을 이용해 프랑스 원전을 제안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다면 북아프리카의 모든 나라들, 중동의 아랍 국가들과 동유럽 나라들, 여타 핵기술 보유국들 모두 프랑스의 핵세일즈 망에 포섭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핵개발 협정을 이렇게 두고만 있어도 되는 문제일까요? 이란과 북한이 지금 핵개발 때문에 갖은 전쟁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비교해보면 정말 제멋대로가 아닌가요? 프랑스의 핵세일즈가 자기 이익추구만을 위한 무책임한 행위이며 이는 전 세계에 엄청난 위험을 양산하는 꼴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이 위험천만한 일이 단지 프랑스 이익을 위해서 벌어져야 하는 것인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에 비하면 그의 연애와 결혼은 하등 중요하지 않으며 관심을 기울일 필요조차 없겠지요. 아무리 민간용 핵기술이라 해도 핵무기 기술과 직결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렇기에 그의 핵세일즈는 너무나 큰 문제입니다. 민간 원전이라고 완전히 믿을 수 있더라도 사소한 사고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재앙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르코지가 “아랍 국가가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민간용 핵프로그램을 가질 권리가 있”고 “핵 기술 판매가 서방국가와 무슬림 국가 사이의 신뢰를 제고시킬 것”이라고 아무리 좋게 포장해봤자 그것이 핵이기 때문에 용인될 수 없습니다. ‘신뢰’ 제고가 이런 식이라면 공멸의 잔치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핵기술과 원료는 그것대로 팔아먹으면서 동맹국인양 만들어 무기구매와 석유확보를 얻어내려는 2중의 경제 이익을 확보하려는 속셈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그의 놀라운 판매 능력은 이미 세계 핵에너지를 장악하려는 듯 보이지만 그것이 지역 내 갈등과 군비경쟁, 그리고 핵개발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더 문제가 되기 전에 이제 제동이라도 걸어야 하지 않는가요? 결혼이야 어떻게 하든지 간에.
2월 4일
평화바닥 염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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