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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즘도 모르는 마라도나?
기막힌 일입니다.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협회’ 회장이 “마라도나는 나치즘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답니다.
발언의 발단은, 아르헨티나 축구영웅이라 불리는 마라도나가 이란 대사관 초청 자리에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지난 12월 24일에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협회’ 알도 돈시스 회장은 ‘마라도나는 나치즘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이란 대통령을 두둔하는 것’이라며,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세계일보 1월 6일자).
마라도나를 야단치기에 앞서 자기들 행태나 돌아볼 일입니다. 만일 유대인 디아스포라로 계속 살아가자고 주장했던 유대인들이나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민족국가를 세우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초기 시오니스트 그룹이 그런 말을 했다면 한편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홀로코스트를 ‘잘 안다는 사람들’이 60년 동안 팔레스타인 홀로코스트를 만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난민으로 만들었나요? 이미 팔레스타인은 유대민족의 국가가 된지 오래되었고 그로 인한 재앙은 말로 하기 어려울 만큼 참혹합니다. 그러면서 누가 ‘나치즘’을 모른다고 주장하시는 건지 모를 일입니다.
1931년에 ‘시온주의 기구’ 의장으로 선출된 나훔 소콜로프이는 “두 민족의 인구에 상관없이, 어느 민족이 상대 민족을 지배하거나 상대 민족의 통치 하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근본원칙을 천명했던 것만이라도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같은 해 이스라엘 ‘마파이 당’ 지도자인 베를 카츠넬이 “지금 우리는 지배를 소망하는 노예들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인가?” 라고 반문했던 것만이라도 다시 돌아보기 바랍니다. 최소한 그런 후에 ‘나치즘’을 운운하시면 좋겠네요.
* 마라도나는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 그리고 차베스를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래서 그는 오른쪽 어깨에 체 게바라를, 왼쪽 다리에 카스트로 의장의 문신을 새기고 있고 최근에는 차베스 대통령 모습도 몸에 새기겠다고 했습니다. 이란 대통령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연대의식을 느끼고 있고 친밀해지고 싶다고 했답니다.
* 1931년 시온주의자들 말의 인용은, [중동의 평화에 중동은 없다](촘스키)에서 재인용했습니다.
1월 7일
평화바닥 염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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