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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정부와 미국정부의 전쟁예비탄약(WRSA탄) 협상

한국정부와 미국정부의 전쟁예비탄약(WRSA탄) 협상
- 군사력 과잉구축 자체가 문제다


한국정부와 미정부가 11일부터 어제(14일)까지 미국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사령부에서 전쟁예비탄약(WRSA탄, War Reserve Stocks for Allies) 처리와 관련한 4차 협상을 개최했습니다. WRSA란 말그대로 전쟁을 예비하여 비축한 무기로 미국이 한국에서의 전쟁을 대비해 군사지원을 해놓은 것 중 탄약과 관련한 부분입니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 국방부는 비축되어있던 WRSA의 성능에 대해 실험한 평가를 설명하고 검증하지 않은 무기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고 앞으로 한국이 이 무기들을 인수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고 한국 국방부가 미리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WRSA 장비 및 수리부속 이양 문제와 함께 한반도 방위를 위한 미국 태평양사령부 차원의 전시 전쟁지속능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협상은 끝났을테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는데, 아마 앞으로도 실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 비축된 WRSA탄은 구형 총탄, 포탄, 미사일을 포함해 280여 종 60만t으로 알려져 있고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나라는 4월까지 이 비축무기들의 인수물량을 결정하고 10월에 한미안보협의회(SMC) 회의에서 협정할 예정입니다. 미국 정부는 전쟁예비물량인 이 탄약들이 너무 오래되어(1974년부터 지원) 관리하는데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이 지원프로그램을 폐기하기로 결정(WRSA-K 폐기법, 2008년 12월 종료)한 바 있고, 이에 따라 종료 전에 한국에 이양하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한국 국방부는 WRSA 인수와 관련해 한국쪽 의견이 최대한 수용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많은 무기를 최대한 싼 값에 얻어낸다는 의미인지, 앞으로의 전쟁능력 증진을 위해 더 많은, 더 대량살상할 수 있는, 그래서 더 파괴적인 무기 획득과 전쟁능력 구축을 위해 미국의 지원을 받아내겠다는 건지 무엇인지... 그게 어떤 내용인지 알 수는 없어도 분명한 지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이 무기들은 너무 많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잉군사력이 이 시대에 과연 필요한가?’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무기의 구축은 ‘적의 공격이나 전쟁’을 ‘대비한다’고 하지만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인지 매우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입니다. ‘적’은 무엇이고 ‘공격’이란 무엇이고 이를 ‘대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동안 너무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온 이 말들은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대량유포’되어 ‘너무도 익숙하게 들리는 언어’가 된 것인데,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군사력의 과잉구축은 주변의 상대방에게 불안만을 조성케하는 원인인데 누가 누구에게 ‘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냥 모두가 ‘적’이다? ‘적’이라는 가상의 (실체도 불분명한) 위협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정말 위험한 생각이지 않을까요? 바로 그 생각이 서로를 ‘적’처럼 보이게 만들 것입니다(사실은 적이 아닐 수 있는데도).

공동체의 보호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보호도 공동체가 생활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이지 ‘보호’ 그 자체가 먼저 설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보호는 최소한으로 적절하게 있으면 그만입니다. 그 ‘적절한 수준’은 해당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논의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를 꺼내보기도 전에 이미 지배계급에 의해 살포된 ‘적’과 ‘위협’의 논리에 숨죽여 군사력 키우기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것은 너무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다시 말해, 너무도 당연하게도, 과잉되면 그만큼 위험해집니다. 특히, ‘적’을 먼저 설정한 후에 ‘우리’를 설정하는 방식, ‘적’을 통해 ‘우리’가 규정되는 방식은 그야말로 평화를 잠식시킬 뿐입니다. 그 ‘우리’를 지키기 위해 무기가 있어야 한다는 사고는 분명 평화를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우리’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 현재의 군사력 증진 논리는 ‘과잉’을 향해 있고, 그 ‘과잉’은 의도된 것입니다. 아마 어떤 목적 하에 전개되는 이 논리는 우리 스스로를, 공동체 구성원 모두를 속박시킬 것입니다. 통상 거론되는 그 ‘(전쟁, 공격 등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이라는 이유야말로 구차한 변명이자 눈가림이자 전형적인 지배수사학입니다. 언제 한번 진지하게 논의된 적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불확실성’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응이 있습니다. 바로 친해져서 긴밀한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도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가장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오늘날 무기 거래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군사력을 증강시키던 시대와 완전히 다릅니다. 무기는 즉석 입찰 경쟁이 되었고, 따라서 돈만 있으면 사는 것이며, 무기를 팔려는 국가와 기업들은 넘쳐납니다. 그 무기의 질 역시 아주 수준이 높아 지구 생명들을 완전 멸절시킬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판국에 과잉 군사력 구축은 곧바로 충돌의 원천이 될 뿐입니다. 제발 두 나라 정부는 무기 거래에 힘쏟지 말고 비축 무기를 폐기하는 길에 먼저 나서주기를 요청드립니다.


2월 15일
평화바닥 염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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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부는 2월 19일 105mm 전차탄, MK-84 일반폭탄, UH-1H 헬기용 수리부속 등을 이양받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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