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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올해(2007년) 뉴스 1위로 꼽힌 파키스탄 정세,
더는 민주주의에 역행하지 말기를
언론사의 하나일 뿐이지만 타임지는 세계 언론계와 여론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력 언론사이다. 이 언론사가 2007년을 마무리하며 10대 뉴스를 발표(12월 10일)했는데, 2007년 내내 격한 대립 속에 있는 파키스탄 정국을 1위로 꼽았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초우더리 대법원장을 직무정지시키고 가택연금시키는 초법적 권력을 휘두르는가 하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파키스탄 민중들과 변호사들 등 많은 시민들을 연행-구금시켜 왔다. 특히 7월에 있었던 랄 마스지드(붉은사원) 진압작전은 마치 한국의 80년 광주와 같은 압살이었다. 탱크와 특공대를 동원해 무차별 발포한 이 사건으로 최소 100명이 숨졌고(파키스탄 사람들은 수백명에 달한다고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더 많은 사람들이 탄압 속에서 절규했다. 11월에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집회 금지를 비롯해 시민의 기본권을 빼앗고 또다시 대통령에 취임(11월 30일)했다. 아직도 비상사태선언은 풀지 않고 있으며, 군경을 동원한 진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8여년의 집권 기간 내내 자신의 권력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에 대한 민중의 요구를 일관되게 강제진압했다. 군인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파키스탄 헌법을 어기면서까지 육군 참모총장으로서 대통령이 되었고, 전국 판사들에게 “군사정권의 뜻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는 서약을 하도록 했으며, 정치인들을 강제추방하고 자기 의사에 반하는 판사들을 몰아내고 기자들과 시민들을 연행하기를 밥먹듯 했다. 그의 만행은 이루 다 말로 풀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파키스탄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무샤라프 대통령은 책임을 지고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비록 얼마 전에 육군 참모총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는 했지만 그런 것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여전히 파키스탄 민중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은 높기만 하다. 파키스탄 정치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보편적 열망을 억압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잘못된 것이다.
다음달에 파키스탄 총선이 예비되어 있다. 1년 동안 세계 최고 뉴스거리를 만들만큼 파키스탄을 문제적으로 만들었던 무샤라프 대통령은 제발 이제라도 공정하고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정치를 하길 바란다. 부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파키스탄 민중들의 마음을 읽어 스스로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이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이다.
12월 12일
평화바닥 염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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