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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9월 19일 기자회견문 (병역거부연대회의)


2007년 9월 18일 오전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적인 사유 등으로 집총(입영)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군대 대신 다른 방법으로 병역을 이행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를 허용키로 했다"며 "(이에 따라)내년까지 병역법과 사회복지 관련법령, 향토예비군설치법 등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병역이행이라는 국민의 의무와 소수 인권보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병역거부 분위기의 확산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강구한다는 차원에서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 분야를 가장 난이도가 높은 부문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비전 2030 인적자원 활용 전략'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 ’예외없는 병역의무 이행‘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는 동시에 병역거부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 사료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제를 제공하는 방안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가지금까지 5년 넘는 시간 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내용이 현실화된 것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게 감옥 대신 대체복무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에서 국방부 입장을 대환영하는 바이다.

2002년 2월 4일 발족한 연대회의는 지난 5년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과 고통을 함께해 오면서 대체복무제도의 도입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지난 60년동안 자신의 양심상 집총을 할 수 없다는 병역거부자들이 꾸준히 존재해 왔으나 한국 정부는 남북분단, 국가안보를 이유로 매년 수백 명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감옥으로 보내고 출소 후에도 전과자 낙인을 찍어 사회적, 경제적으로 엄청난 차별을 가했다. 군부독재 시절은 물론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등을 거치면서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남북 간의 교류가 활발해진 최근에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형사 처벌은 계속되고 있다. 그 결과, 병역거부로 수감된 사람은 총 1만 3천명을 넘어섰고 최근 5년간 수감된 사람만 해도 3700여명에 이른다. 이는 남북정세를 포함해 급변하는 안보환경, 인권존중에 가치를 두는 시민의식을 생각할 때 시대에 뒤떨어진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방부의 결정은 그 동안 병역거부권을 인정하지 않고 수감자들의 현실을 모르쇠로 일관하던 기존 입장에 비하면 매우 진일보한 결정이라 생각하며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국방부 발표 가운데 ‘종교적인 사유 등’이라는 표현은 모든 양심을 아우르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 믿는다. 어떤 경우에도 종교인과 비종교인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가 양심, 종교, 사상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있어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시행과정에서 이런 문제점들을 수정해서 이 제도가 더욱 발전해 나가기 바란다.

첫째, 현역병보다 2배(현역 복무 기간이 1년 6개월로 줄어든다고 가정했을 때) 긴 복무기간은 징벌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유엔인권위원회(현재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의안 기준에 맞지 않는다. 유엔인권위원회의 결의안에 따르면 현역 복무기간의 1.5배 이상인 경우에는 사실상 징벌과 동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민정서상 복무기간이나 노동 강도에서 여타 사회복무 분야와 차이점을 둘 수밖에 없다 해도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면 국방부에서 말한 ‘소수자 인권 보호’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둘째, 현역 복무 과정에서 병역거부를 결심하거나 예비군 훈련 거부를 결심한 사람에 대해서는 여전히 형사 처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3년 현역 이등병이었던 강철민 씨가 파병반대를 이유로 병역거부를 결심하고 실형을 살았던 경험이 있으며, 예비군 훈련을 거부해서 수천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등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 대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법안이 마련되는 동안 구속, 재판 중에 있는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책이 포함되어야 하며 형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형집행 정지와 같은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이들 역시 새로운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미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와 국제 앰네스티가 권고한대로 형을 마친 사람들에 대한 사면, 복권을 아울러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2004년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고, 헌법재판소가 병역법 합헌 판결을 내릴 때도 장기적인 대안으로서 국회 입법을 촉구했습니다. 또 2005년에는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대체복무제도 입법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급변하는 남북관계까지 고려했을 때 대체복무제 도입은 더 이상 시기상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방부 방안을 보면 복무 기간 2배, 엄청난 노동 강도, 집단합숙, 강력한 처벌의지 등등 제도가 악용될 소지가 거의 없습니다.
변화의 이면에는 1만 3천여 명이 넘는 수감자들의 고통이 있었습니다. 언제까지 이들을 감옥으로 보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제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 사회가 좀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해 주십시오. 사소한 문제들은 제도 시행 과정에서 충분히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국방부의 결정을 환영하는 바이며 입법과 시행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연대회의 역시 앞으로도 이 제도가 개선되고 병역거부자의 실질적인 인권향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감시와 참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2007. 9. 19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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