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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마웅저] 반기문 총장, 딴 쉐를 믿을 건가? [버마이야기⑭ 군부, 구호 약속 지키지 않을 것]


반기문 총장, 딴 쉐를 믿을 건가?  
[버마이야기] ⑭ 군부, 구호 약속 지키지 않을 것


마웅저/2008-05-28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버마(미얀마) 사이클론 이재민 구호를 위해 23일부터 3일간 버마를 방문했다. 반기문 총장의 일정에는 버마 군사정부 지도자 딴 쉐(Than Swe) 및 이재민과의 만남이 포함되었다.

  또 25일 버마 옛 수도 양곤에서는 버마 군부, 유엔, 아세안(ASEAN) 등 51개국 관계자들이 '버마 이재민 구호' 국제회의를 열었다. 군부는 사이클론 때문에 110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고하고 많은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군부의 보고로는 정확한 피해 내역을 알 수 없다.

  한국 250만 달러, 유럽연합(EU) 2680만 달러, 중국 1100만 달러 등 각 나라에서 총 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과 군부의 최고 지도자 딴 쉐가 합의한 해외 원조 인력에 대한 전면적인 입국 허용은 아직도 실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 버마 사이클론 이재민들을 만나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로이터=뉴시스  

  버마 군부는 '이재민 돕기 국제회의'에서 이재민 구호 사업은 마무리가 잘 되었으니 이제 재건 사업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온다고 말했다. 신헌법 찬반 국민투표 날짜를 연장을 해달라는 버마 시민들과 국제 사회의 요구를 버마 군부는 무시하고 예정대로 지난 10일과 24일 강제로 투표를 실시했다.

  국민투표를 하기 위해, 그리고 반기문 총장의 피해 지역 방문을 대비해 학교, 사원, 무너진 주택 주변에 텐트를 치고 피신한 이재민들은 강제추방됐다. 학교 건물은 투표소로 활용되었으며, 사원 안과 길 옆에 대나무로 만든 임시 오두막에 있는 많은 이재민들은 유엔 사무총장의 눈에 띄지 않도록 폐쇄된 공간에 갇혔다.

  군부가 그간 계속 해왔던 말은 '조건 없는 지원' '정치와 관계없는 지원'이다. 하지만 군부는 사이클론 나르기스를 틈타 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민주화세력들이 이재민 구호로 바쁜 와중에 군부는 합법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헌법을 강제 선거를 통해 통과시켰다.

  국제사회의 지원 물품을 받고도 이재민들에게 제대로 나눠주지 않은 군부는 이번 사이클론으로 역시 피해를 본 해군과 해군 가족의 구호와 재건 사업만은 최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어떤 외신에서 버마를 강타한 사이클론은 민주화 태풍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이클론이 지나간지 24일이 된 오늘까지 버마의 상황은 더 악화됐다.
  
▲ 버마 사이클론 이재민들의 참상 ⓒ로이터=뉴시스  

  군부의 피해 지역 재건 사업에 대해 이재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또 있다. 버마에서는 땅, 바다, 하늘, 공기를 모두 국가의 소유로 규정한다. 장군들과 개발 기업들은 사이클론 피해 지역인 양곤, 이라와디 등 5개 지역들의 재건 사업을 목표로 이미 지역을 나눠 가졌다. 군인과 기업들이 이끄는 재건 사업을 하면서 이재민들을 강제 이주시킴으로써 이재민들은 논과 주택을 잃어버리고, 새로운 노예가 될 수 있다.

  딴 쉐 군부는 시민과 국제사회의 제안을 전혀 받지 않고 점쟁이의 말만 듣고 국가를 통치 해왔다. 2007년 9월 '샤프론 혁명' 이후 찰스 패트리스 유엔개발계획(UNDP) 버마 지부 대표는 체류 시간을 연장하지 못해 2007년 말 버마를 떠났다. 군부는 그 빈자리에 지난 5월 25일, 네팔인 비스하우 파라주리를 받아들였다.

  그를 받아들인 것과 반기문 총장이 딴 쉐와 회담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아시아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반기문 총장과 딴쉐의 회담에서 군부에 통제된 피해 지역들을 복구하기 위한 해외 원조 인력의 입국을 전면 허용키로 합의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샤프론 혁명 당시 감바리 유엔 특사와 군부의 회담, 그리고 감바리 이전에 말레이시아인 라잘리 이스마일과 버마 군부와의 회담에서 한 합의들도 군부는 지키는 경우가 없었다.

  아시아인과 버마 군부가 일하는 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샤프론 혁명 전까지 불교를 믿는 군부가 통치하고 있는 버마에는 다른 종교인보다 불교인들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해왔던 사람들과 비슷하다.

  작년 9월 버마에서 있었던 평화적인 시위 때 군부에게 죽임을 당한 스님들의 시체 상태를 보고 군부는 불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것임을 사람들은 똑똑히 알게 되었다.

  군부와의 관계는 서로 이용할 생각이 있으면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버마 군부와 인권을 바탕으로 하는 외교 관계, 형제로 여기고 관계를 맺으려고 하면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군부와의 잘못된 외교 관계 때문에 국민들이 희생당하고 있다.

  무자비한 버마 군부는 국제사회에서 20년간 살아왔다. 그것은 미국, 중국, 인도 등 강대국들 사이에서 독재정권이 살아 갈 수 있는 길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버마 군부가 이번 재난을 통해서 앞으로 20년 동안 집권을 연장하는 기회로 되지 않도록 유엔과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감시하기를 바란다.
  
▲ 반기문 총장의 버마 방문에 관한 만평 ⓒ인터넷 <이라와디> 신문




  * 필자 마웅저(Maung Zaw) 씨는 버마 8888 항쟁 당시 고등학생으로 시위에 참가한 후 버마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왔다. 1994년 군부의 탄압을 피해 버마를 탈출, 한국에 왔고 2000년 이후 현재까지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중이다. 버마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결성에 참여했고, 현재는 한국 시민운동에 관심을 갖고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마웅저와 함께(http://withzaw.net)를 운영중이다.
/마웅저 '함께하는 시민행동' 인턴

<원문보기> :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080527185309&Section=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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