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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군축행동의날] 기자회견문 - 우리 세금을 무기 대신 복지에

제4회 세계군축행동의 날 국회-시민사회 공동성명
우리 세금을 무기대신 복지에


오늘(4월 14일) 우리는 세계군축행동의 날을 맞아 전세계 70여 개국의 320여개 단체들과 함께 막대한 규모의 군사비와 그로 인한 평화에 대한 도전을 성찰하고, 우리 세금을 군사비가 아닌 복지비에 사용하도록 요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날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극단적인 양극화로 치닫고 있습니다. 고용, 교육, 주거, 의료와 관련한 일상의 불안이 우리 삶을 점점 위협하고 있지만 재정부족으로 충분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반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이 상호파괴와 살상을 위한 군사비 지출로 소모되고 있습니다. 오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하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국가들이 지출한 군사비는 약1800조원(1조 7500억 달러)에 이릅니다. 미국 정부의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에 따른 군사비 삭감으로 전세계 군사비 총액이 주춤하는 사이 아시아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은 약 34.5조원의 군사비를 지출하였습니다. 이는 세계 군비지출 10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엄청난 규모의 군사비를 지출해서 과연 우리 삶도 그만큼 더 안전해졌을까요?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과 그로 인한 군사적 갈등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 등은 전세계 군사비의 60%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지역의 평화는 아직 요원하기만 합니다. 중-일, 한-일 영토갈등, 일본의 군사적 우경화와 군사대국화, 한국과 미국의 대규모 연합훈련과 북한의 미사일발사 등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은 보다 많은 군사비가 군사적 긴장을 해소해주지도, 시민의 안전을 기약해주지도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군사비가 과대 지출되고 있는 데 반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사회안전망 확충은 뒷전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합니다. 한국의 GDP 대비 사회복지비 지출 순위는 OECD 34개국 중 33위로 최저 수준입니다. 군사비 지출 10위를 자랑하지만 복지공약 후퇴로 인한 사회적 비극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 3월, 우리 사회는 복지 사각지대에서 죽음을 선택했던 세모녀의 가슴 아픈 소식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앞서 작년 6월에는 공공의료원이었던 진주의료원이 강제 폐업되었고 그 과정에서 강제 퇴원당하거나 병원을 옮긴 환자 23명이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범지구적 위협이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빈곤, 핵발전에 의존하는 에너지 정책 등도 매우 시급한 과제들입니다. 세계은행(World Bank) 보고서는 매년 전체 군사비의 5%를 전 세계 빈곤퇴치를 위해 사용한다면 2015년까지 지구촌 빈곤인구를 절반으로 감소시키겠다고 약속한 유엔의 새천년개발계획(MDGs)도 실현시킬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으로 전세계가 엄청난 군사비를 지출하는 동안 지구촌 빈곤퇴치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이에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시급하고 당면한 우리 삶의 위협이 무엇인지 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세계군축행동의 날을 맞아 한국의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는 늘어만 가는 군비지출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는 더욱 요원해지고 복지공약은 급격히 후퇴하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 정부와 시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1. 우리는 정부의 복지공약 이행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국방예산을 동결·축소할 것을 요구합니다. 한정된 국가예산 속에서 늘어나는 군사비는 줄어드는 복지비를 의미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히 다루어야 할 것은 바로 경제 양극화 감소, 일자리 창출, 의료서비스 확대, 주거불안 해소, 보육 및 취약계층 지원 등과 같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불안요소들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군비축소로 확보된 재원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위협들을 해소하는데 우선적으로 배분되어야 합니다. 군사비를 줄이고 복지 제도를 확충하는 것은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분단된 남북이 하나 되기 위해 정부는 우선적으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 통합의 근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1. 우리는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관계발전과 상호신뢰 구축 방안을 모색하여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만들어 가기를 촉구합니다. 군사적 긴장을 이유로 끊임없이 군사비를 늘리는 것은 상호 위협을 증가시켜 남북관계를 파행으로 몰고 갈 뿐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지 못합니다. 특히 남북간 군사력 격차가 갈수록 커져가는 조건에서 남한이 먼저 군비동결과 축소를 제안하고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실적입니다. 나아가 군사적 불신의 원인이 되는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1. 우리는 한반도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핵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하루 빨리 구체적 결실을 얻기를 원합니다. 핵무기는 인류 절멸을 초래하는 최악의 비인도적인 무기입니다. 핵 억지력에 의존하는 정책은 누구도 보호해줄 수 없습니다. 도리어 이 정책을 채택한 나라의 국민들을 더욱 큰 핵위협에 노출시킬 뿐입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제안한 핵무기를 금지하는 핵무기협약이 조속히 체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동북아비핵지대화 논의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 출발점은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여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동시에 실현할 균형 잡힌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1. 우리는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토 및 자원 갈등이 심화되고 군사동맹과 군비, 공격적 군사 계획과 훈련이 점점 강화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합니다. 영토나 자원 갈등은 평화적이고 호혜적인 방향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갈등지역 주변의 주민들이 안전하게 공동의 자원을 향유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국 정부가 협력해야 합니다. 군사적이고 무력적인 수단에 호소하거나 특정 국가를 적대시하는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또 다른 군사적 충돌과 위협만 야기할 뿐 갈등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역내 모든 나라들이 소모적인 무력시위와 상호군사위협을 중단하고 군비를 감축하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동북아시아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것을 호소합니다.

1.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에서 평화가 힘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국경을 넘어서는 연대가 절실합니다. 내외의 갈등원인을 깊이 성찰하고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다면 어떤 무기보다도 효과적으로 공동체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시민간의 국제교류나 협력도 절실합니다. 국경을 넘어서는 이해와 협력이 군함과 미사일보다 갈등해결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과연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과장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외부와의 갈등을 과연 군사력 과시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군비에 더 투자할 지 시민의 안전과 우리사회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직접적인 복지지출에 더 투자할 지를 결정하는 것을 정부에게만 맡겨둘 수 없습니다. 안보권력은 시민에 의해 민주적으로 통제되어야 하며 정책의 우선순위는 정부가 아니라 시민이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 세금을 무기대신 복지에 사용하는 것. 이것은 실현가능한 일이며 한국이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 그리고 시민모두가 함께 평화를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4. 4. 14.

◯ 공동주최 (가나다 순)
- 시민사회단체 (28개)
개척자들 경계를넘어 경실련통일협회(사) 기독여민회 남북평화재단 녹색당평화의제모임 녹색연합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전평화여성회 무기제로 비폭력평화물결 사월혁명회 생명평화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평화포럼 전쟁없는세상 제주여민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젠더정치연구소여·세·연 참여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평택평화센터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바닥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평화교육훈련원(KOPI) 흥사단민족통일운동본부

- 국회의원 (21명)
강기정, 김기식, 김성곤, 김윤덕, 남윤인순, 박수현, 백재현, 부좌현, 서영교, 우원식, 은수미, 이목희, 이미경, 이학영, 인재근, 임내현, 장하나, 전순옥, 정호준, 한명숙,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21명), 정진후 (정의당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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